사이언스, 28일 임시주주총회 개최···안건은 이사회 10→11명, 신동국·임주현 이사 선임
주총서 정관 변경 의결 시 3자 연합 의도대로 진행···부결 시 ‘5대5’ 팽팽한 대립구도 예상
지분 감안 시 정관 변경 부결과 신동국 선임 전망···업계, 한미그룹 경영권분쟁 결과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분쟁에 영향을 줄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총 당일 3자 연합이 요청한 정관 변경 안 통과 여부에 따라 이날 여러 시나리오가 발생할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오전 10시 교통회관에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선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을 10인에서 11인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2인 이사 선임 건과 △회사가 상정한 자본 준비금 감액 건에 대해 표결할 방침이다. 여기서 3자 연합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을 지칭한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정원이 10인이지만 현재 9인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 5인과 3자 연합 측 4인으로 파악된다. 핵심은 정관 변경 건과 이사 선임 건의 의결 성립 요건이 다르다는 점이다. 규정상 정관 변경 건은 주총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반면 이사 선임은 과반수 동의로 의결된다. 

여기서 파악해야 할 부분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분포다.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지분구조는 3자 연합 측 33.78%, 형제 측 25.6%, 친인척 3.10%, 가현문화재단 및 임성기재단 8.09%, 국민연금 5.89% 등이다. 우선 이사회 인원을 10인에서 11인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은 전망이 쉽지 않다. 의결권 3분의 2 이상을 얻어야 하는데 지분율에서 앞서 있는 3자 연합도 쉽사리 자신할 수 없는 구도다. 이에 임종훈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주총에서 정관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 A씨는 “사이언스 주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만약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의결되면 3자 연합 의도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상대적으로 의결 조건이 까다로운 정관 변경이 통과될 경우 신 회장과 임 부회장 등 2인 이사 선임 건 의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만약 정관 변경과 2인 이사 선임 건이 주총에서 통과하면 3자 연합은 즉각 이사회를 열어 경영권 확보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예고된다. 업계에는 신동국 대망론이 돌고 있어 그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반대 상황도 예상 가능하다. 정관 변경 안이 주주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이사회 정원은 10인이 유지되고 신 회장에 대한 이사 선임 건만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지분구조를 감안하면 신 회장 이사 선임은 상대적으로 통과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업계 예상이 적중할 경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5인과 3자 연합 측 5인으로 팽팽한 견제 구도를 갖추게 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이사회에서 상정 안건이 통과되려면 과반수를 얻어야 하는데 5대 5 구도가 지속되면 민감한 안건은 통과가 어렵고 합리적이고 내용이 타당한 안건만 통과되는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정관 변경은 통과하지 못하고 신 회장 이사 선임만 의결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지분 분포를 근거로 한 예측이지만 업계는 타당성 있는 관측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당일 현장에서 변수는 있겠지만 3분의 2 의결권이 필요한 정관 변경은 정족수에 미달하고 신 회장 선임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주목된다”며 “사이언스 이사회가 5대 5 구도가 확정되면 다음 달 한미약품 주총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결국 1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정관 변경 통과 여부가 이후 안건과 경영권분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사이언스 주총 건은 이번 주 내내 제약업계 관심이 집중될 사안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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