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시총 7100억원, 고려아연서 받은 배당 총수익은 8881억원
영풍-고려아연, 끝모를 경영권 분쟁···“모든 법적 수단 동원”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영풍이 그동안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수익이 시가총액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 수익률은 4799% 수준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과거 동업자로 고려아연의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됐던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씨 일가와 영풍, 테라닉스, 영풍산업 등의 법인이 최근까지 받은 배당금은 총 1조1302억원이다. 이 중 영풍이 받은 배당금은 8881억원이다.

영풍의 시가총액은 현재 기준 약 7100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시가총액보다 많은 금액을 고려아연으로부터 배당을 통해 얻은 셈이다.

고려아연으로부터 영풍 측으로 흘러 들어간 배당금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더욱 늘어났다. 최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2019년 이후 현재까지 5년 만에 장씨 일가 및 영풍 등의 법인에 지급된 배당 총액은 6020억원이다.

영풍은 최근 본업인 제련 사업이 주춤하면서 고려아연으로부터의 배당금이 중요 수익으로 자리 잡았다. 영풍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6억원이다. 같은 기간 고려아연이 지급한 배당금은 263억원이다.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실적 방어에 고려아연의 배당금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연도별 감사보고서 등 상세내역을 살펴보면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영풍의 취득원가는 약 2만원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투자수익률을 계산하면 4979%가 된다.

한편, 올해 초 시작된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고려아연은 최근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연합이 자사 지분 1.36%를 저가 매수한 행위가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며 금융감독원에 추가 조사를 요청했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종료 직후인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장내매수로 고려아연 주식 28만2366주(1.36%)를 추가로 취득해 고려아연 지분율을 38.47%에서 39.83%로 높인 바 있다.

영풍·MBK 연합은 모두 적법한 범위에서 진행한 움직임이라며, 고려아연의 반격에 모든 법정수단을 강구해 대응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영풍 및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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