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텍스·건설, 불안정한 업황에 실적 전망 보수적으로 설정
리테일, 올 3분기 매출 3兆 돌파···내년에도 매출 상승 기대

서울 역삼동 GS그룹 사옥. /사진=GS
서울 역삼동 GS그룹 사옥. /사진=GS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GS그룹이 2025년 경영실적 전망으로 GS칼텍스·건설은 ‘위기’로, GS리테일은 ‘유지’를 제시했다. 칼텍스·건설은 내년 브랜드 사용료가 올해보다 낮게 책정된 반면 리테일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18일 GS에 따르면 최근 GS칼텍스와 GS리테일, GS건설 등 3대 핵심 계열사는 내년도 브랜드 사용료를 공시했다. 지주사 ㈜GS는 매년 계열사의 다음해 예상 매출(광고선전비 제외)의 0.2%를 브랜드 사용료로 책정해 수취한다.

브랜드 사용료가 올해보다 높다는 것은 내년 실적이 좋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반대로 낮을 경우에는 대내외 업황 및 글로벌 경기불안 등의 어려움으로 경영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실적 목표를 소극적으로 설정했다고 볼 수 있다.

㈜GS가 3대 계열사로부터 내년에 받을 브랜드 사용료는 총 864억원이다. 올해(922억원) 대비 6.3% 줄어든 규모다. 계열사 별로는 ▲칼텍스 459억원 ▲리테일 245억원 ▲건설 160억원 등이다. 올해와 비교하면 칼텍스는 6.9%, 건설은 13.5% 줄었다. 리테일은 1억원 차이로 큰 변화가 없다.

GS칼텍스가 내년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 배경에는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정제마진의 내림세에 GS칼텍스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도 올해 3분기 줄줄이 적자 전환했다.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해 브랜드 사용료를 소극적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에 따른 화석연료 친화 정책 재개로 정유업계에 ‘호재’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미지수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펼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내년 전망을 ‘장밋빛’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이 브랜드 사용료에 나타난 셈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GS건설은 3대 계열사 중 올해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이름값 지불료가 줄어든 기업이다.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또 높아지는 ‘원가율’ 역시 수익성 악화의 원인 중 하나다. 원가율은 매출에서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매달 집계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는 최근 3년간 약 26% 상승했다. 이 지표는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나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건설 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공사비가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은 원가가 투입되는 준공 물량이 많아지고 있어 건설업계의 원가율 개선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원가 개선 시점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GS리테일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 3조547억원, 영업이익 80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매출이 3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편의점(GS25)과 슈퍼마켓(GS더프레시) 등 주력 사업인 근거리 소비 채널의 판매량 증가 덕분이다. 내년에도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브랜드 사용료를 인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GS 관계자는 “불투명한 경영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사업의 효율성 증대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모색으로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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