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아이디언스에 250억 투자···동아 물질과 베나다파립 병용투여로 항암제 개발
아이디언스, 미국·중국서 위암 병용 1b/2a상···PARP 저해제 시장, 2027년 70억불 규모 전망
동아에스티, 제일약품과 판매 자큐보 매출 4배 인정···업계 “해프닝이지만 매출 올인 방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동아에스티가 일동제약그룹, 제일약품과 각각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신약개발과 공동판매가 주목된다. 단기적 또는 중장기적 매출 증대와 관련됐다는 분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9.5% 증가한 179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문의약품과 해외사업 호조가 원인으로 분석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실적이 4분기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동아에스티가 다른 제약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단기적 또는 중장기적 매출 증대를 추진하는 정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일각에서는 정재훈 대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는데 그룹 고위층이 큰 그림을 그리며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핵심은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제일약품과 ‘자큐보’ 공동판매를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일동제약그룹을 대상으로 전략적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우선 신약개발 전문업체 ‘아이디언스’에 대한 동아에스티의 지분투자는 250억원 규모다. 2019년 일동홀딩스 자회사로 설립된 아이디언스 투자가 마무리되면 동아는 최대주주 일동홀딩스에 이은 2대 주주가 된다. 동아에스티는 아이디언스와 공동으로 표적항암제 신약후보물질 ‘베나다파립’과 병용투여에 관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동아에스티 물질과 베나다파립을 병용투여해 항암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베나다파립은 세포의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효소인 ‘PARP’를 저해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물질이다. 

다수 항암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아이디언스는 현재 위암, 유방암, 난소암, 파프저해제 내성암 등을 타깃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베나다파립의 경우 국내에서 고형암 단일요법 임상 1b·2상 시험이 완료된 상태다.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위암 대상 병용요법 임상 1b/2a상을 진행 중이다. 단, 여기서 병용요법은 동아에스티와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PARP 저해제 시장은 2027년 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어서 일동제약그룹이 공을 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동아에스티가 베나다파립과 병용투여할 물질을 공개하지 않아 현 단계에서 전망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동아에스티가 250억원 투자를 결정한 것은 베나다파립 개발에 대한 확신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베나다파립 임상을 지켜보면 동아의 선택이 옳았는 지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동아에스티와 제일약품이 지난달부터 공동판매하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 영업과 처방 동향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 제약사 4곳이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 시장에서 영업하는 상황에서 상위권 제약사 참여로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에는 동아에스티가 영업사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담당 거래처에서 발생한 자큐보 처방금액 4배를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아에스티는 이같은 업계 관측을 부인했다. 자큐보와 관련, 내부 평가시스템 상으로만 4배수를 인정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담당 거래처에서 자큐보 100만원 매출이 발생하면 400만원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인센티브 개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 D씨는 “신제품의 경우 기간이나 제품 상태 등을 고려해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배수 시스템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쉽게 설명하면 영업사원에게 인사고과를 4배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사실상 시장은 한정돼있는데 대형 제약사 6곳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라면서도 “동아에스티가 자큐보 처방액을 중시하는 것은 그만큼 매출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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