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3분기 실적 발표···매출 7887억원, 영업익 1638억원
전년比 영업익 91.8% 증가, 영업이익률 20.8%
북미 생산공장 증설로 2년 내 매출 2000억원 증가 예상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 사진=HD현대일렉트릭

[시사저널e=시사저널e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올 3분기 영업이익 163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현지 공장 건설, 연구개발(R&D)비 증대 등 일찌감치 시장 성장에 대비한 과감한 투자를 집행한 덕에 국내 전력기기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제품 주문을 받고 있어서다. 또한 주력인 전력기기 부문에 이어 배전·회전기기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매출 7887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대 실적을 썼던 지난해보다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매출 9169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하면서 시장이 예상했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을 웃돌았다. 올 3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6%, 영업이익은 91.8% 증가했다.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3분기에도 7억700만달러를 수주하면서 올해 누계 수주액은 30억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목표치(37억4300만달러)의 80.8%를 달성해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수주 잔고는 36.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8%에 달했다. 지난 2분기 22.9%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20%대 영업이익률을 거둔 것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AI·신재생에너지 훈풍···꺾이지 않는 전력기기 실적 

초고압 변압기가 포함된 전력기기 부문은 북미·유럽 등 주력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장 수요를 고려한 현지화 전략이 먹혀들면서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이 전력기기 수요가 높은 북미 현지에 진출한 건 지난 2011년이다. 1970년대 지어진 노후화된 공장을 유지하는 경쟁사 대비 높은 품질의 변압기를 생산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축구장 5개 규모(3만8678㎡)를 갖춘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생산 공장은 현지 수요에 대응해 증설을 거듭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9년 증설을 마쳐 생산능력을 2만1000MVA로 확대했다. 지난 7월에는 총 60대의 변압기 완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전문 보관장을 준공했다.

국내선 최근 울산 변압기 철심공장 신축을 비롯해 변압기 공장 레이아웃 변경을 완료했다. 변압기 생산시설 증설이 마무리됨에 매출 증대 효과도 가시화됐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국내외 공장 증설을 마쳐 변압기 매출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에는 60%, 내후년엔 40%로 향후 2년 내 최소 2000억 원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고압 변압기 시장은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는 미국 변압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2억달러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7.8% 성장해 223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북미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점유율 선두 기록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 전력 산업에 당면한 과제들이 많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기간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변압기는 북미에서 지속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에서도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성과가 나오는 중”이라고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생산한 중저압차단기(왼쪽)와 회전기기(오른쪽). /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이 생산한 중저압차단기(왼쪽)와 회전기기(오른쪽). / 사진=HD현대일렉트릭

◇ 변압기 이어 배전·회전기기 공략 가속

배전기기 사업도 강화한다. 올 3분기 배전기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전력설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서다. 회사는 수요가 늘자 청주에 중저압차단기 신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생산능력 강화에 나섰다. 오는 2025년 청주 신공장 증설을 통해 2030년까지 중저압차단기 생산능력을 현재 두 배 수준인 130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배전기기에 이어 HD현대일렉트릭의 또 다른 수출 먹거리는 회전기기다. 회전기는 전동기, 발전기, 터빈 등과 같이 운동 부분이 회전축의 둘레를 도는 기기를 말한다. 매출도 증가세다. 올 3분기 회전기기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전기추진 선박, 전기차 등 회전기가 적용되는 분야가 증가하면서다.

회사가 주력 시장으로 꼽은 곳은 미국이다. 현지 회전기기 업체들의 납기 지연 문제가 불거지자 고객사들이 공급사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HD현대일렉트릭에겐 기회로 작용한다. HD현대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전동화센터와도 협업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변압기 이외 품목도 수주가 지속 늘고 있다”며 “내년에도 올해보다 많은 수주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HD현대일렉트릭 헝가리기술센터 전경. / 사진=HD현대일렉트릭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HD현대일렉트릭 헝가리기술센터 전경. / 사진=HD현대일렉트릭

◇ ‘R&D’가 살길···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속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HD현대일렉트릭은 R&D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연구개발비는 2021년 446억8800만원, 2022년 485억4800만원, 2023년 649억5000만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의 전력·배전·회전기기를 개발하고 고객사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회사는 최근 5년 새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R&D 센터를 늘려왔다. 경기도 성남 글로벌 R&D 센터, 용인 신뢰성센터를 비롯해 스위스, 헝가리, 중국 등 3곳에도 R&D 시설을 구축하며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연구소 간 중복된 기능은 과감히 제거했다. 스위스 연구소는 친환경 고압차단기를, 헝가리는 회전기기 연구를 집중하는 식이다. 국내 신뢰성센터에선 제품 내구성·안전성 등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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