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분쟁, 내달 주총서 결론 도출 전망···분쟁 여파 3Q 실적 영향 주목
한국유니온제약, 횡령 혐의 고소와 해임 발생···최근 수년간 자금난과 연결돼 관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국내 제약사인 한미약품과 한국유니온제약은 주력품목도 다르고 인지도에서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경영권분쟁 측면에서 보면 일부 공통점이 파악된다. 한미약품의 경우 1년 가까이 경영권분쟁이 진행되고 있어 피로감이라는 단어까지 나오는 상태다. 상대적으로 한국유니온제약은 최근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되는 상황이다.

우선 한미약품은 그동안 각 언론에 대서특필됐기 때문에 설명이 필요 없는 사례다. 올 초 한미약품이 전격적으로 OCI와 통합을 발표하며 경영권분쟁이 시작됐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OCI와 통합을 추진한 반면 임종윤 형제는 적극 반대에 나섰다. 한미사이언스의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지지를 받은 형제 측이 승리하며 경영권분쟁이 종료된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황은 역전됐다.

한때 형제 측과 손 잡았던 신동국 회장이 송 회장, 임 부회장 편에 서며 새로운 대주주연합이 출범, 형제와 대결하는 구도로 재편된 것이다. 이후 장기화된 한미약품 오너 갈등은 지주사와 계열사 간 분쟁으로 확대됐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전무 강등’ 사태나 경찰 고발 사건 등 불편한 일도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주주연합이 요청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개최가 확정되면서 그동안 진행됐던 경영권분쟁 추이가 주목된다. 

반면 한국유니온제약은 이제 경영권분쟁이 발생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연매출 600억원대 한국유니온제약은 사세도 작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는 업체로 분류돼왔다. 최근 수년간 자금난을 겪었던 사실만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유니온제약과 양모 한국유니온제약 대표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백모 대표와 전 미등기임원 김모 씨를 이달 중순 고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백모 대표가 양모 대표를 해임한 것으로 공시돼 업계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한국유니온제약의 기존 백모 대표가 지난 4월 공동대표로 영입한 경영인이 양모 대표다. 공동경영 6개월여만에 고소와 해임을 강행하는 사이가 됐으니 구체적 사정을 일지 못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만 이어지는 형국이다. 경영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음을 추정할 뿐이다. 

이처럼 한미약품과 한국유니온제약이 위기를 겪으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지만 기자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싶다. 한미약품의 경우 한미사이언스 주총이 11월 하순 열리면 어떤 식으로든 종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룹 구조상 지주사 경영권을 확보하는 측이 그룹 전체를 경영할 것으로 판단된다. 당장 경영권분쟁 여파가 한미약품 3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적중할 지도 주요 포인트다. 

한국유니온제약 역시 횡령 혐의 고소와 대표 해임 등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향후 상황 전개를 긍정적으로 판단하려 한다. 단순하게 문막 제2공장 등 회사 경쟁력만 보는 것은 아니다. 상위권 제약사에서는 없는 중견 제약사나 중소 제약사 특장점을 감안하면 한국유니온제약은 재기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경쟁력을 갖췄으니 매각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견해다. 

결국 현재 경영권분쟁이 진행되거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두 국내 제약사가 슬기롭게 위기를 넘겨 내년에는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본다. 두 업체는 충분한 저력과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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