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0년 차 이상 장기 근로자 대상 희망퇴직 단행
매물 나온 현대제철 자회사 현대IFC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 사진=포스코홀딩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 사진=포스코홀딩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중국의 저가 공세와 건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철강업계 ‘빅2’가 일제히 사업 재편에 나섰다.  포스코는 선제적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현대제철은 자회사 현대IFC 매각을 위한 사전 수요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재편을 통한 재무 개선으로 성장 동력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10년 차 이상 장기 근로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철강 부문 중심으로 그룹에서 대대적인 희망퇴직이 이뤄진 것인데, 포스코가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120개의 구조 개편 계획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026년까지 구조 개편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 노동조합 모임인 한국노총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포스코연대)는 이같은 구조 개편 계획에 대해 인력 감축 우려 및 고용 불안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단조사업을 담당하는 현대IFC를 매물로 내놨다. 현재 수요조사 단계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0년 단조사업 부문을 현대IFC로 분리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는데, 4년 만에 다시 매각에 나선 것이다. 

예상 매각가는 3000억원 대로 추정된다. 자회사를 매각해 얻은 자금은 향후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쓰일 전망이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전방 산업 경기 부진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비용 감소, 투자자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한국 철강 순 수출액은 2022년 28억달러에서 지난해 37억달러로 32% 늘었다. 중국 업체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마저 잠식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상황이 이렇자 철강업계 ‘빅2’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7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3% 감소했고, 현대제철도 2분기 영업이익이 980억원으로 작년보다 78.9%나 급감했다. 

하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하고 있어 사업 구조 개편은 필연적이라는 평가다. 포스코는 그룹의 숙원사업인 수소환원제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수소환원제철은 제철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는 내년 6월 착공에 나서는데, 그 규모만 20조원에 달한다. 착공 후 진행될 수소환원제철 기술 실증에만 소요되는 비용만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신명균 포스코 저탄소제철연구소장은 지난달 열린 국회철강포럼 세미나에서 “2027년 준공 후 실증을 위해선 30만t 규모 설비가 필요하다”면서 “이 정도 규모는 민간회사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건설기계용 수요 확보에 나서는 한편, 자동차 산업에 초점을 맞춘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2030년까지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할 방침이다. 

회사는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3년간 연 2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522억원으로 나타나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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