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6조 8000억원 달성 전망
삼성전자, 3Q 영업익 5조2000억~6조3000억원 추산
HBM3E 품질 승인 지연, 시스템반도체 적자도↑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3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 반도체를 추월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삼상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의 엔비디아 공급 승인이 계속 지연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이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했단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마저 부진해 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1개월 내 증권사 18곳이 추정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80조7849억원, 영업이익 10조3570억원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매출 80조9003억원, 영업이익 10조7717억원 전망치를 밑돌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 부문 내 메모리 사업 매출을 22조~24조원, 영업이익을 5조2000억~6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전분기 대비 2.3%~19.4% 감소한 수치다.
반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1262억원, 6조7679억원으로 전망된다. 예측대로라면 3분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격차가 4000억~1조5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상반기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를 약 1조원 규모 앞선 바 있다. 그러나 고부가 D램 제품인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 5세대 제품의 품질 승인이 지연되면서 수익이 전망치 대비 낮았던 것으로 보인된다. HBM은 일반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대역폭을 높인 제품으로, 일반 D램 대비 가격이 3~5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올 3월 8단 HBM3E(5세대)를 엔비디아에 공급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12단 제품도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 3분기 D램에서 HBM 중심의 판매 확대를 통해 전 분기 대비 한자릿수 초반의 출하량 성장을 계획 중이며, 올해 HBM3E 공급을 빠르게 확대해 작년보다 30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HBM 시장을 주도함에 따라 최근 D램 시장 점유율도 변화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지난 1분기 31.1%에서 2분기 34.5%로 3.4%p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는 43.9%에서 42.9%로 1%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양사 간 격차는 12.8%p에서 8.4%p로 좁혀졌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부문도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3분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 영업손실을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분기 손실 추정치(3000억원) 대비 200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구형(레거시) 메모리 수요 둔화, 전 분기 대비 비메모리 적자 폭 확대, 경쟁사 대비 늦은 HBM 시장 진입까지 (삼성전자의) DS부문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며 “3분기 DS부문은 일회성 비용,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축소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