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력 과거 대비 50% 줄고 직원당 업무할당 2.3배 늘어
전공정 대비 자동화율 아직 80% 수준 이하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패키징 라인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을 늘려 현장 작업자가 없는 공정 무인화율을 30%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무인화율은 5%에 불과했다.
김희열 삼성전자 테스트앤시스템패키지(TSP) 총괄 팀장(상무)은 2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4 반도체 패키징 트렌드 포럼’에서 “패키징 라인을 자동화로 운영한 결과 현장 인력들이 과거 대비 50% 정도 줄었으며, 직원 1명당 담당하는 업무는 2.3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성과 종합 효율성이 함께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후공정업계에서 이런 물류 자동화 도입을 통해 제조 생산성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는 삼성전자가 처음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TSP 라인 현장 인력은 생산라인 자동화 구축 이전과 비교해 절반 가량으로 축소됐다. 직원 1인당 담당하는 업무 비중은 2.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현재 라인에 현장 작업자가 없는 비율도 30% 정도 되는데, 이는 작년 대비 5배 이상 확대된 것”이라며 “올해부터 설비 엔지니어들도 라인에 대기할 필요 없이 제조 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설비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아직 기술 초기 도입 단계지만 향후 이 부분을 70%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반도체 생산라인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물류 자동화 테스크포스(TF)를 신설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웨이퍼를 회로에 올리는 전공정 영역에서 이미 완전 자동화를 달성했으며 현재 패키징 전용 라인을 운영 중인 천안·온양 사업장도 자동화 전환 작업에 한창이다.
아직 패키징 라인의 자동화율은 전공정 대비 80% 이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퍼를 담는 용기인 ‘풉’ 하나로 대부분 공정을 운영이 가능한 전공정과 달리, 후공정은 용기, 이송 장비, 물류 장치 등이 복잡해 이를 모두 최적화해 자동화하기 어렵다.
김 상무는 “후공정 라인은 68종의 다양한 원부자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웨이퍼를 운반하는 카세트, 웨이퍼를 PCB에 붙이고 나서 이를 운반하는 매거진, 각각 만들어진 패키지를 운반하는 트레이라는 이송 장비도 있다”며 “이송 용기를 자동으로 운반할 수 있는 물류 장치 역시 웨이퍼이송장치(OHT)뿐 아니라 리프트, 무인운송차량(AGV), 자율이동로봇(AMR) 설비까지 개발해서 자동화를 진행 중으로, 기술 난이도가 웨이퍼 전공정 대비 몇 배 이상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삼성전자 공장을 넘어 해외도 라인 자동화 시스템 구축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는 “한국과 달리, 인도, 베트남 등 해외에서 자동화를 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의 원가를 비교했을 때 거의 동등한 수준이며, 오히려 현지의 경우 인건비가 저렴하다 보니 사람 수에 따라 자동화를 하지 않는 쪽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해당 지역에도 자동화 기술을 일부 도입해 인력을 줄인다면 경쟁력 자체가 한국에서보다 높아지게 되는 건 맞다. 결국 기업은 이득을 얻으려면 비용을 줄여야 하기에 장기적으론 그렇게 운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회사 패키징 라인의 영역별 자동화 현황도 함께 공개했다. ▲물류 자동화 99% ▲설비 자동화 50% ▲제조운영 자동화(소프트웨어) 90% 이상 ▲품질 자동화 70% 수준을 달성했다.
김 상무는 “(후공정 라인의 자동화율은) 아직 웨이퍼 팹 대비해선 80% 이하 수준”이라며, “100% 수준으로 같아지려면 설비 자동화와 원부자재에 대한 공급 자동화도 완료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