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짐펜트라 적응증 추가 3상 승인···기존 염증성 장질환+류마티스 관절염 시장 공략
미국 내 짐펜트라 타깃 시장 규모 '53조원' 기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의 적응증을 늘리며 미국 시장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짐펜트라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직접 현지 영업에 나서며 그룹 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내세운 핵심 품목이다. 짐펜트라의 정맥주사(IV) 제형과 함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고마진 전략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짐펜트라(프로젝트명: CT-P13 SC)에 대한 류마티스 관절염(RA) 대상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짐펜트라는 현재 미국에서 염증성 장질환 적응증에만 승인됐다. 이먼 임상은 관절염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한 임상이다.
짐펜트라는 기존 셀트리온의 정맥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자가 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해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인정 받았다. 유럽과 국내에서는 램시마SC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염증성 장질환뿐만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도 처방되고 있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존슨앤드존슨이 중증 성인 활성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레미케이드 등 인플릭시맙 치료제는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로 꾸준한 판매량을 올렸다. 다만 정맥주사로만 출시돼 환자들은 투여를 위해 의료기관까지 방문해야만 했다. 병원과의 거리, 의료보험상 문제 등 미국 환자들에게 정맥 주사 방식의 투여법은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셀트리온은 환자가 집에서 자가 투여할 수 있는 램시마 피하주사 제형을 2020년 유럽, 올해 초 미국 출시했다. 투여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환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셀트리온은 이 같은 장점을 살려 램시마SC에 대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영업망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서정진 회장은 짐펜트라 미국 출시 시점에 맞춰 현지 병원을 직접 순회하면서 영업 최전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아들인 서준석 미국 현지법인장과 함께 미국 전역 50개주 약 2700개의 클리닉, 대형병원 미팅을 완료하고 다양한 학회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짐펜트라 적응증 확장 임상 이후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치료 범위를 넓힐 경우, 시장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램시마 제품군은 성공적인 시장 안착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중심으로 램시마 IV제형과 SC제형 점유율은 75%를 기록했다. 램시마SC의 단독 점유율은 22%를 돌파했다. 셀트리온의 올해 2분기 매출(8747억원)에서 램시마SC의 매출은 1112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짐펜트라의 향후 매출에 주목한다”며 “유럽에서는 램시마SC의 출시로 인플릭시맙 사용 환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미국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시장 규모가 기존 추정에서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류마티스 관절염 시장 규모는 약 424억3500만달러(약 55조1655억원)로 집계되된다. 이중 미국 시장 규모는 305억8600만달러(약 40조원)로 약 73%를 차지한다. 기존 염증성 장질환 시장과 신규 진입을 노리는 류마티스 관절염 시장 규모를 합치면 짐펜트라의 잠재 미국 시장 타깃은 409억5100만달러(53조24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FDA가 류마티스 관절염 적응증 추가 임상 3상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인 임상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며 “미국에서도 적응증 확대를 통해 유럽의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