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매출 달성
합병 ‘성장통’ 상반기 수익성은 악화 예고
짐펜트라 매출 극대화+3공장 생산 시너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셀트리온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은 악화되면서 매출원가율 개선 방안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셀트리온은 합병 이전 셀트리온헬스케어(현재 소멸법인)가 보유한 재고자산을 소진하고 고마진 제품 판매를 늘려 매출원가율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셀트리온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1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370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매출 7000억원대를 넘기면서 외형 확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1.5% 감소했다. 순이익은 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6% 줄었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영업이익 악화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재고 합산에 따른 원가율 상승, 무형자산 상각 등 이미 예상된 합병 관련 일시적 요인이 영업이익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합병 후 발생한 판권 관련 기업인수가격배분(PPA)이 1분기 실적에 700억원 가까이 반영되기도 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오는 2분기에도 600억원 이상 상각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분기와 4분기엔 70억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셀트리온이 올해 상반기에는 합병 후 발생한 판권 관련 기업인수가격배분(PPA)이 분기별 700억원씩 반영돼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하반기부터는 PPA 상각비 규모가 분기별 70억원으로 감소한다”며 “매출원가율도 상반기 대비 낮아지면서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출시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재를 확대해 매출 성과를 높여, 매출원가율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셀트리온은 미국 3대 PBM 중 하나인 익스프레스스크립츠와 짐펜트라 등재 계약을 맺었다.

램시마 제품군은 정맥주사(IV)와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나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 집계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정맥주사 제형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61%를 기록했다.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의 경우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점유율 21%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에서 짐펜트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PBM 처방집 등재 확대와 추가적인 특허전략을 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셀트리온은 짐펜트라 출시 2년 차인 2025년까지 타깃 환자 처방률 1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목표한 바 있다. 짐펜트라를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짐펜트라 본격적인 미국 매출 확대는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대비 가격이 높은 신약으로 출시하는 만큼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짐펜트라의 미국 주요 PBM 처방목록 등재가 오는 2분기에 이뤄진다면 본격적인 매출은 3분기부터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기존 제품들 만으로는 빠른 매출원가율 개선이 쉽지 않았을텐데, 고마진 짐펜트라를 내세워 공격적인 영업과 함께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모습”이라며 “짐펜트라는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높은 가격뿐만 아니라 다른 신약과 유사하게 매년 물가 인상률 수준의 약가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연내 3공장의 상업 생산을 가동해 바이오시밀러 생산 내제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생산 내제화 제품 규모를 늘려 원가율 개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3공장은 6만리터 규모다. 이로써 기존 1공장(10만리터), 2공장(9만리터)에 3공장(6만리터)로 총 25만ℓ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됐다. 3공장은 최근 기계적인 검증을 마치고 올해 4분기에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 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을 소진하고, 매출원가율이 개선된 제품 생산을 늘려 연말까지 매출원가율을 30%대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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