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SDISEA’ 설립···마이크로모빌리티 배터리 판매 거점
e-모빌리티 성장성 높은 동남아···각국, 보조금 지급·내연기관 규제 시행

삼성SDI 기흥 본사. / 사진=삼성SDI
삼성SDI 기흥 본사. / 사진=삼성SDI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삼성SDI가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설립하며 동남아지역 e-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해외 거점을 확보해 향후 확대될 전기 이륜차, 전기 자전거, 킥보드 시장 등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파악된다. 

16일 삼성SD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싱가포르에 소형 전기 모빌리티 시장 공략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했다. 삼성SDI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사명은 ‘Samsung SDI Southeast Asia PTE. LTD.’로 약칭은 ‘SDISEA’이다. SEA는 동남아시아를 뜻하는 Southeast Asia의 앞글자를 따왔다.

삼성SDI의 자회사 설립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거점을 늘리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e-모빌리티는 전기 이동수단으로 초소형 전기차, 전기이륜차, 전동 킥보드 등이 해당된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침체) 탓에 배터리 업계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전기차 외 수요처를 찾아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삼성SDI는 이사회를 통해 싱가포르 판매법인을 설립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동남아지역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현지 판매법인을 신설했다”면서 “각 소형 전기모빌리티 특성에 맞는 전용 셀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찌민의 오토바이 출근 행렬. / 사진=연합뉴스
호찌민의 오토바이 출근 행렬. / 사진=연합뉴스

5억대 이상의 이륜차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진 동남아시아는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e-모빌리티 시장이다. 베트남 교통부(MT)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베트남에 등록된 오토바이 전체 대수는 7577만대로 집계됐다. 인구당 오토바이 대수는 약 0.75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동차는 1500만대이지만 오토바이는 약 6배인 1억1200만대에 달한다. 

동남아시아 내 내연기관 이륜차 보급률은 높지만 e-모빌리티 비율은 5%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다만 업계는 현지의 높은 이륜차 보급률이 향후 전기 이륜차 등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각국이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자 내연기관 오토바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베트남 정부는 2050년까지 도로용 차량의 100%를 전기 및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기 이륜차 구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을 논의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현지 생산 부품 비중을 충족한 전기 이륜차에 대해선 약 6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e-모빌리티 시장은 전기차 시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성장세는 매섭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글로벌 소형 e-모빌리티 시장은 지난 2022년 782억달러에서 2030년 1225억달러로 56.6%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소형 모빌리티의 전동화 현황은 11% 수준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내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모형. / 사진=정용석 기자
지난 3월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내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모형. / 사진=정용석 기자

차세대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도 e-모빌리티에 첫 적용이 예상된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전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최근에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첫 프로젝트를 확보해 (46파이를) 내년 초부터 양산할 계획”이라며 “전기차용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양산을 기존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기게 된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베트남 전기오토바이 업체 셀렉스모터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차세대 46파이 배터리를 활용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양사는 셀렉스의 주력 부문 중 하나인 배터리 교환망 구축사업이 베트남 및 동남아 공유에너지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가는데 상호 협력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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