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영 대표와 이재훈 대표에 일본법인과 휴온스생과 경영 맡겨···현안은 경영실적 제고
휴온스재팬, 건기식·화장품 판로 확대 추진···작년 매출 4억 8000만원, 송 대표는 일본통
휴온스생명과학, 제조 품목과 CMO 확대···오송공장 경쟁력 활용, CSO도 적극 운영 추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휴온스그룹이 연매출 1조원 달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송수영 대표와 이재훈 대표가 각각 일본법인과 휴온스생명과학 경영을 맡아 향후 실적 제고 여부가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과 휴온스 대표를 맡고 있는 송수영 사장이 최근 일본법인 ‘휴온스재팬’ 대표에 선임됐다. 송수영 대표는 1989년 삼성전자 입사 후 일본의 소프트웨어기업 SAP 재팬, 통신기업 NTT, 경영컨설팅기업 PwC재팬 등을 거쳤다. 2009년에는 딜로이트컨설팅 재팬으로 옮겨 2018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다년간 경험으로 일본 산업 및 문화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휴온스생명과학도 최근 경기 성남 사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로 전 휴온스 영업관리본부장 이재훈 전무를 선임했다. 신임 이재훈 대표는 1994년 휴온스 영업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로컬지점장과 종병본부장, 영업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휴온스그룹의 2개 계열사 대표 임명은 향후 그룹의 1조 클럽 달성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해달라는 취지로 분석된다. 휴온스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7584억원이다. 올 1분기 매출은 201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부터 매년 매출이 천억원 단위로 증가하는 등 휴온스그룹은 성장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그룹 핵심부는 보다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그룹 동향에 정통한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수치상으로 1분기 그룹 매출을 보면 올해 8000억원대 초반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룹은 8000억원대 후반 즉 9000억원에 근접한 매출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9000억원에 최대한 근접한 매출을 올려야 내년에는 1조원을 여유 있게 넘을 수 있으며 이후 그룹 청사진을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국산신약을 공동판매하며 1조원 매출을 겨냥하고 있는 보령과 HK이노엔을 의식한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그룹이 지주사 휴온스글로벌과 핵심 계열사 휴온스 경영을 책임진 송 대표를 일본법인에 투입한 것은 휴온스재팬 경영을 활성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휴온스 고위관계자 B씨는 “2022년 출범한 휴온스재팬은 그동안 일본인 대표를 내세워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한 여건을 다졌다”라며 “일본통인 송 대표가 일본 시장에서 본격 매출을 발생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휴온스재팬은 휴온스그룹 의약품과 미용의약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일본에서 판매해왔다. 향후 휴온스재팬은 단기적으로는 건기식 제품과 고기능성 화장품 판로를 넓히며 관련 매출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공동 연구개발, 선진 의약품 기술 도입, 라이선스 인·아웃을 통해 의약품 사업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휴온스재팬의 지난해 매출은 4억 8000만원으로 집계돼 경영실적 제고가 급선무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송 대표는 단순한 일본통이 아니라 휴온스USA 비상근 사내이사도 겸임하며 실적을 올린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인물”이라며 “3개 법인을 책임진 송 대표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참고로 휴온스그룹의 첫 번째 해외법인인 휴온스 USA의 지난해 매출은 11억원이다.
이처럼 설립 2주년을 맞은 휴온스재팬이 본격 도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인수 1년차인 휴온스생명과학은 활발한 사업 개시가 예상된다. 휴온스생명과학은 휴온스그룹이 지난해 말 지분투자계약을 통해 계열사로 인수한 완제의약품 제조 및 판매 기업이다. 크리스탈생명과학이 올 4월 현재 사명으로 변경됐다.
일단 이 대표와 휴온스생명과학은 오송공장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회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품목군을 늘려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지분을 100% 보유한 휴온스와 품목군 조화를 도모하고 오송공장이 제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생산 품목을 다양화하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송공장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위탁생산(CMO)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지난해 크리스탈생명과학이 시장에 나왔을 때도 경쟁력 핵심은 오송공장이었기 때문에 휴온스생명과학은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휴온스가 생산하지 못하는 물량도 휴온스생과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휴온스생명과학이 추진하는 CSO(영업대행사) 확대도 눈여겨볼 사항이다. 영업사원을 최대한 줄여 외부로 위탁하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CSO업계 관계자 E씨는 “휴온스생명과학은 인수 전에도 CSO를 활용했지만 지역이 한정되는 등 소극적이었다”라며 “향후 적극적으로 영업을 위탁할 방침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휴온스생명과학은 지난해 203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은 인수 전 크리스탈생명과학으로 기록한 것이어서 이번 대표 교체를 통해 탈바꿈하겠다는 것이 그룹 방침이다.
결국 송수영 대표와 이재훈 대표는 각각 경영을 맡은 회사에서 일정 실적 달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휴온스그룹 매출에서 점유하는 비중은 현재로선 낮지만 향후 실적 증가세가 다른 계열사에 미치는 여파를 감안하면 휴온스재팬과 휴온스생명과학 중요도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