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8월부터 기존 회원 멤버십 가격도 58% 올려
SSG닷컴·G마켓·컬리 등 탈 쿠팡족 위한 혜택 강화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쿠팡이 유료 멤버십 요금 인상을 앞두면서 경쟁사들의 시선이 일명 ‘탈 쿠팡족’에게 쏠리고 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의 월 구독료를 8월부터 58%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커머스들은 마치 쿠팡이 멤버십 가격 인상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저마다 혜택을 손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 4월 신규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월 요금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다. 8월부터는 기존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요금 인상 범위를 넓힌다. 경쟁사들은 쿠팡의 강점인 무료배송 혜택을 반영하거나 월 회비를 낮춰 쿠팡 와우 멤버십에서 이탈하려는 고객들 붙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SSG닷컴은 그로서리(식료품) 특화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선보였다. 그룹사 유료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달리 식료품과 생필품 쇼핑을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해 당일·새벽배송 상품에 적용되는 무료배송 쿠폰과 8% 할인 쿠폰을 각각 3장씩 매달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SSG닷컴은 출시 기념으로 기한을 두지 않고 1만원으로 멤버십 비용을 인하했다.
G마켓고 이달부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을 강화했다. 최대 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12% 할인 쿠폰을 15% 할인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쿠폰 사용을 위한 최소 구매 금액 조건(1만5000원)도 없앴다. 컬리 역시 유료 멤버십 컬리 멤버십 고객에게 2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커머스들이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빼앗고자 노력하곤 있지만, 쿠팡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시선이 많다. 쿠팡은 올 2분기 역대 최대 결제액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생필품부터 배달(쿠팡이츠), OTT(쿠팡플레이) 등을 결합하고 무료배송까지 더한 쿠팡의 멤버십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했단 의미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만 20세 이상 소비자가 신용·체크카드, 계좌이체, 소액결제 등으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쿠팡과 쿠팡이츠의 올 2분기 합산 결제추정금액이 14조655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규모다.
여기에 쿠팡은 올해 총 5조5000억원을 투자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무료배송과 반품, 전용 할인 서비스 등이 포함된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도 전년 대비 1조원 늘릴 방침이다.
특히 쿠팡은 소비자들이 급하게 필요한 용품을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이미 쿠팡에게 익숙한 소비자들은 쿠팡이 멤버십 비용을 올려도 쉽게 이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쿠팡 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순수 장보기만 이용하는 경우는 현저히 낮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결국 탈 쿠팡족만 바라보는 국내 이커머스들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 특성상 사용하던 것을 계속 쓰려는 소비 관성 때문에 쿠팡 멤버십 가격 인상이 이커머스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커머스의 본질은 소비자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멤버십 가격을 올린 후 뒷말이 나오지 않으려면 가격 올린 만큼의 고객 만족도도 높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