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 론칭
강점인 신선식품 내세운 멤버십···쿠팡 이탈 고객층 잡을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쿠팡의 유료 멤버십 요금 인상을 앞두고 SSG닷컴이 신선식품 특화 멤버십으로 충성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SG닷컴은 강점인 신선식품을 내세워 쿠팡 이탈 고객층을 흡수하겠단 계획이다. 이번 멤버십은 최훈학 대표가 첫 승부수를 띄운 전략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올해 SSG닷컴의 최우선 과제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최근 신선식품 특화 멤버십을 출시했다. SSG닷컴은 회사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내세워 무료배송 혜택 등을 더한 멤버십으로 쿠팡 이탈 고객층을 끌어모으겠단 전략이다.

쿠팡은 다음달 7일부터 와우 멤버십 요금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가격이 단번에 58%나 인상된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에선 와우 멤버십 탈퇴 고객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SG닷컴으로선 쿠팡 이탈 고객을 자사로 이끌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는 셈이다.

SSG닷컴이 최근 신선식품을 내세운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선보였다. 관련 멤버십 개요 및 SSG닷컴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SSG닷컴이 최근 신선식품을 내세운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선보였다. 관련 멤버십 개요 및 SSG닷컴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SSG닷컴은 전날부터 멤버십 서비스를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모든 상품군에서 폭넓은 할인 혜택을 선호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쓱배송 클럽은 식료품·생필품 쇼핑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도움될 수 있도록 쓱배송·새벽배송의 무료배송 조건을 낮추고 할인 혜택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쓱배송 클럽은 쓱배송·새벽배송 상품에 적용되는 무료배송 쿠폰과 8% 할인 쿠폰을 각각 3장씩 매달 지급한다. 기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멤버십 그룹사 할인 혜택 및 백화점 상품 무료 반품, 멤버십 전용 딜 구매 혜택도 제공된다. 즉 쿠팡의 강점인 무료배송·반품 시스템을 고루 갖춘 것이다. SSG닷컴은 이번 멤버십 출시 기념 연회비를 1만원으로 낮췄다.

이번 멤버십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지 6개월 만에 이뤄진 조치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SSG닷컴과 G마켓이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냐”면서 “고객이 여기저기서 쿠폰을 찾도록 숨바꼭질 시키고 무료배송을 위해 이런저런 조건을 맞추게 하지 않냐”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SSG닷컴은 대표 교체와 함께 조직을 크게 슬림화했다.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시장서 재도약을 목표로 SSG닷컴 수장을 최훈학 전무로 교체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 전무를 대표로 겸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SSG닷컴은 2022년 7월1일 이전에 입사한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기존 D/I(Data/Infra)와 영업·마케팅·지원 등 4개 본부 체제를 D/I와 영업 2개 본부로 줄였다.

신세계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인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보유한 SSG닷컴 보통주 131만6429주(30%)를 연말까지 제3자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FI들이 2019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SSG닷컴에 1조원을 투자하고 지분 30%를 가져가면서 체결한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올해 행사하겠다고 하면서다.

풋옵션 조건은 SSG닷컴의 총거래액이 일정 수준을 못 넘거나 상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였다. 다만 SSG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면서 신세계와 FI 간의 갈등이 생기면서 연말까지 FI들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 안팎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국내 증권사와 SSG닷컴의 지분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결국 이번 지분 매각을 위해선 SSG닷컴이 실적 개선으로 기업가치를 키워야한다. SSG닷컴은 올해 실적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SSG닷컴은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SSG닷컴은 영업적자를 전년 대비 80억원가량 줄였지만 여전히 1000억원대 적자에 머물러 있다. 올 1분기도 SSG닷컴은 매출 4134억원, 영업손실 1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7억원가량 개선했지만 여전히 적자로 기록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가격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독 멤버십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쿠팡 이용자가 SSG닷컴으로 옮겨갈지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선식품은 쿠팡의 약점으로 꼽힌다. 쿠팡은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이자 공산품 부문서 강점을 지니는 반면 신선식품인 로켓프레시 부분은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로켓프레시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수량이 70% 증가했다”고 밝혀 로켓프레시가 쿠팡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

SSG닷컴은 올해 성장과 수익의 균형성장(Balanced Growth) 전략을 유지하며 버티컬 경쟁력 강화, 사업자 회원 중심의 신사업 매출 성장, 익일배송 서비스 확장을 중심으로 거래액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특히 식품은 신규 멤버십 서비스 ‘쓱배송 클럽’을 앞세워 충성고객 늘려가는 한편, 큐레이션 중심의 ‘미식관’과 우수 파트너사 상품 중심의 ‘신선직송관’을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 확대한다. 명품·패션·뷰티 등 비장보기 핵심 버티컬 카테고리에서는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 상품 개발과 우수 셀러 확보에 주력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그로서리는 SSG닷컴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카테고리로 손꼽힌다”면서 “고객 구매 행태에 맞춘 특화 혜택을 제공한다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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