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중국 관계사 등 7개 업체 매각과 유통계약···매각금액 3500억원, CR제약에 공급 맡겨
핵심은 수익성 제고, 생물제품공사는 33억원 순손실···업계 “3500억원도 해외 투자 전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GC그룹이 그동안 적자를 보인 홍콩과 중국 관계사 7곳을 매각했다. 중국 사업에 있어서 수익성 제고와 효율적 경영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녹십자홀딩스(GC)는 홍콩법인을 중국 CR제약그룹(화륜 제약그룹) 자회사인 ‘CR 보야 바이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GC녹십자와 GC녹십자웰빙 주요 제품의 중국 판매를 책임지는 유통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홍콩법인 ‘Green Cross HK Holdings Limited.’ 지분 전량과 홍콩법인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중국 내 자회사인 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GC China) 등 총 7개 업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매각금액은 18억 2000만 위안(약 3500억원)이다. 녹십자홀딩스는 지분 매각을 통해 회사 재무건전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유입 자금을 미래 사업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7개사 매각 핵심은 수익성 제고로 분석된다. 녹십자홀딩스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720억원 흑자에서 164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은 전년 2조 796억원에서 2조 57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수익성 하락이 부각된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녹십자홀딩스의 홍콩과 중국 관계사들이 적자를 보였다”라며 “GC그룹 전체적으로 수익성 제고가 화두인데 이번 매각도 적자 기업을 팔아 수익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미국 현지 판매를 준비하는 ‘알리글로’와 이번 매각을 연결시켜 봐야 한다”며 “공들여 개발한 신약으로 미국 시장을 개척하려는 GC그룹이 중국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성을 도모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번에 매각이 확정된 홍콩법인은 지난해 3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도 지난해 33억원 적자를 보였다. 7개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30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는 지난 1995년 10월 혈액제제 사업을 목표로 중국 안휘성 회남시에 설립돼 내년이면 창립 30주년을 맞을 예정이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설립 30주년이 예정된 중국 관계사 매각을 결정한 것은 그룹 전체 수익을 우선시하고 중국 사업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경영진 제스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처럼 GC그룹은 30여년간 중국과 홍콩에서 혈액제제를 중심으로 판매해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자 중국에서 전국 유통망을 갖춘 CR제약그룹에 맡겨 매출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참고로 CR제약그룹은 지난해 2447억 위안(약 47조원) 매출을 기록한 중국의 국영 기업이다. 이번에 관계사 매각으로 수익성을 만회한 GC그룹이 3500억원을 수령하며 현금유동성까지 확보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GC그룹은 3500억원 용처와 관련, 차후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면 공식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GC그룹이 관계사 7곳 매각으로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실현했고 동시에 투자 자금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CR제약그룹과 중국 내 주력제품 유통을 협력함으로서 매출 증대 효과 여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GC그룹 동향에 정통한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최근 GC그룹 화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어서 현재로선 3500억원을 해외 시장에 투자할 계획으로 파악된다”며 “하반기 들어 그룹 움직임이 활발해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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