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지 두달간 400억원대 4개 품목 대상 약가협상···최대 약가인하 폭 10%, 전략 필요
‘씨투스정’ 등 13품목 대상 급여재평가도 진행···400억원대 규모, 평가 결과 따라 매출 영향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코로나19가 가라앉은 후 실적 호조를 보이며 올해 매출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되던 삼아제약이 핵심 품목에 대한 사용량 약가 협상과 급여재평가로 위기 봉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 제약사인 삼아제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실적 증가가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매출 972억원, 영업이익 235억원을 기록했던 삼아제약은 올 1분기 매출 300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올 1분기 삼아제약 영업이익률은 38.3%로 집계됐다. 상장 제약사 92개사 중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즉 영업손실을 기록한 업체가 30곳에 육박한 상황과 비교하면 영업이익률 38.3%가 높은 수치라는 점이 증명된다.
지난 2020년 국내에 상륙했던 코로나19가 사실상 종료됨에 따라 급격히 증가한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삼아제약의 실적 증대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기준 삼아제약의 호흡기계 품목 매출은 660억원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 매출의 67.90%를 점유했다. 주요 품목은 ‘씨투스’와 ‘베포린’, ‘코데날정’, ‘아토크’, ‘헤브론’, ‘네오세틴’ 등이다. 삼아제약 관계자 A씨도 “회사 실적이 호조를 보인 원인은 많지만 호흡기 질환 품목의 매출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적 추세가 이어지면서 삼아제약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 달성 가능성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주요 품목과 핵심 품목을 대상으로 사용량 약가 연동제 협상과 급여재평가가 진행 중이어서 회사 매출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이 관측된다.
우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용량 약가 연동제 ‘유형 다’ 협상을 오는 8월까지 60여개 제품군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도 ‘유형 다’ 협상명령을 건보공단에 내렸다고 밝혔다. 사용량 약가 연동제는 사용량 증가 여부에 따라 약가를 연동시키는 제도다. 이중 ‘유형 다’ 협상은 신약 등재 시 협상을 거치는 ‘유형 가’ 또는 ‘유형 나’에 해당되지 않은 약제 중 약제급여목록 등재 후 4차년도부터 동일제품군 청구액이 이전해 청구액보다 60% 이상 증가했거나 또는 10% 이상·50억원 이상인 경우 대상이다. 통상 ‘유형 다’ 협상 대상에는 제네릭(복제약) 약제가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삼아제약의 경우 이번 사용량-약가 연동제 ‘유형 다’ 협상 품목이 4개이며 400억원대 매출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협상 결과에 따라 해당 품목 약가가 인하되면 삼아제약이 당초 정했던 매출 목표에 미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 협상의 최대 약가 인하 폭은 10%”라며 “삼아제약이 협상에서 자사 품목 약가 인하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삼아제약은 연매출 1000억원을 겨냥하는 업체지만 영업 이외 분야는 다소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 사용량 약가 연동제 협상으로 회사 운영능력이 배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아제약은 사용량 약가 연동제 협상보다 더 큰 난관이 진행 중이다. 매출 비중이 높은 ‘씨투스정’ 등 핵심품목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급여재평가다. 급여재평가란 임상적 유용성이 미흡한 의약품에 대한 급여적정성을 재평가해 미흡한 품목은 급여에서 퇴출시키거나 또는 일부 제한하는 정책을 지칭한다.
삼아제약과 심평원에 따르면 이번 급여재평가 대상 품목은 총 13개다. 우선 ‘프란루카스트수화물’ 성분으로 ‘씨투스정’과 ‘씨투스건조시럽’ 4개 품목, ‘씨투스현탁액’ 4개 품목이다. ‘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 성분으로는 ‘삼아아토크건조시럽’ 2개 품목과 ‘삼아아토크정’ 2개 품목이 있다. 씨투스정과 씨투스건조시럽, 씨투스현탁액 등 씨투스 품목 원외처방금액은 지난해 유비스트 기준 420억원대로 추산돼 삼아제약 매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급여재평가에서 급여 삭제 또는 급여 제한 결과가 나오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 경우가 있다”며 “올해 급여재평가는 7개 성분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파악된다”고 말했다. 결국 연매출 1000억원이 예상되던 삼아제약은 400억원대 규모 품목을 대상으로 한 사용량 약가협상과 역시 400억원대로 추산되는 13개 품목의 급여재평가 관문을 앞둔 상태로 파악된다. 이에 삼아제약이 어떤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