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등 첨단분야 협력 확대 논의
6월말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개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 자택에 초청받아 단독으로 미팅했다.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 자택에 초청받아 단독으로 미팅했다.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2주간 미국 출장길에서 메타, 아마존,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했다. 스마트폰, TV, 가전, 네트워크, 메모리, 파운드리 등 기존 대형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첨단 분야에서도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을 논의했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2월 저커버그 CEO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회장의 초대로 회동을 가진 후 4개월 만이다.

두 CEO는 지난 2011년 처음 만난 이후 현재까지 총 8번의 미팅을 가졌다. 지난 2016년엔 저커버그 CEO가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 개막 전날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직접 등장했다. 당시 그는 가상현실(VR)을 매개로 한 삼성전자와 메타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2022년엔 저커버그 CEO가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직접 찾아 당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노태문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날 미팅에서도 두 CEO는 AI·VR·증강현실(AR) 등 미래 ICT 산업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다음날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방문해, 앤디 재시 아마존 CEO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아마존은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지난해 4월 생성형 AI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올 3월 AI 데이터센터에 향후 15년간 1500억달러(206조1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AI 기업 앤스로픽에 40억달러(5조4968억원)를 투자하는 등 AI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은 물론, TV·모바일·콘텐츠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아마존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표준기술에 참여해 2022년부터 자사 파이어TV에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이날 회동에서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재용 회장은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났다.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났다. /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앞서 10일(현지시각)에는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Device Solution 미주 총괄)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기도 했다. 퀄컴은 무선 연결성과 고성능·저전력 컴퓨팅 및 온디바이스 인텔리전스 분야의 선두 기업이다. 퀄컴은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에 최신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하고, 최근에는 AI PC에도 프로세서 공급을 확대하는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과 아몬 CEO는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 중 퀄컴 외에도 글로벌 팹리스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달말 세트·부품(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별·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다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빅테크들과의 포괄적인 협력 노력은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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