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텔리전스’ 공개··아이폰·아이패드·맥에 통합
오픈AI와 협력해 시리에 챗GPT-4o 지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애플이 새로운 운영체제(OS)에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도입했다.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병행해서 지원한다. 음성 비서 ‘시리’에는 오픈AI와 협력을 통해 최신 버전 챗GPT4o(옴니)를 탑재하기로 했다. 시리를 통해 다수의 앱을 구동할 수 있고, 문서 요약, 이미지 생성 등 기능도 가능하다.
애플은 이로써 삼성전자에 이어 생성형 AI폰 시장 합류를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 초 자체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고, 노트북 등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생성형 AI 스마트폰의 비중은 2027년 4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요약 가능”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를 열고,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용 iOS 18과 아이패드OS 18, 맥OS 15에 통합되는 개인용 지능 시스템으로 각 기기에 내장된다.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한 아이폰의 생성형 AI 기능들을 시연했다. 메일, 자기소개서, 초대장 등 문서를 작성할 때 해당 작업에 적합한 어조와 문맥으로 바꿔줘 추천해주고, 사용자는 선호하는 버전을 선택해 문장을 다듬을 수 있다. 메일이나 메모에 들어 있는 내용을 AI로 교정·요약도 가능하다.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의 AI 편집은 물론,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하고, 글을 기반으로 이미지도 만들어준다. 애플 펜슬로 계산식을 넣으면 AI가 알아서 계산해주는 기능도 있다.
또, 그간 지원하지 않았던 녹음 기능도 전화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통화 중에 녹음을 실행할 수 있고, 통화를 마치면 AI가 요약본을 생성해준다. 다만, 녹음 기능을 사용할 시 상대방에게도 자동으로 녹음 사실이 알려진다.
애플은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4o(옴니)를 접목했다고 밝혔다. 챗GPT-4o는 오픈AI가 공개한 최신 거대언어모델(LLM)로, 기존에 텍스트 위주로 대화하던 AI 비서에 눈과 입을 달아줌으로써 실시간으로 사용자와 소통을 가능하게 했단 점이 핵심이다.
팀 쿡(Tim Cook) 애플 CEO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 고유의 방식을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자의 개인적인 상황 및 맥락과 결합해 실로 유용한 인공지능 역량을 제공한다”라며, “오직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AI이며, 사용자들이 그 능력을 적극 경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말했다.
◇온디바이스·비공개 클라우드로 보안 강화
애플은 자사의 첫 생성형 AI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AI 관련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새롭게 정립했다고 밝혔다. 문서 요약, 통화 녹음 등 기능을 이용할 시 개인적인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와 사용자 정보 보호를 근간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온디바이스를 기반으로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업무를 처리해 개인정보 문제를 해결하고, 이외에도 애플 기기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기능을 클라우드까지 확대한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 기능은 암호화 방식이 적용돼 애플 기기 간 서버와 통신하지 않도록 구축됐다.
특정 작업을 수행할 시 온디바이스 형태로 처리할지,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할지에 대한 판단은 애플이 개발한 알고리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쿡 CEO는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을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에 액세스할 때도 개인정보와 보안에 최선을 다했다”라며, “완전히 비공개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해당 정보에 접근해 사용자가 가장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는 것이 바로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AI”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