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주요 HBM 제조사에 공급 예정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반도체 세정장비 업체 제우스가 올 2분기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용 패키지 장비 신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국내 메모리 기업이 올해 대규모 HBM 증설을 예고하면서 제우스도 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제우스는 국내 주요 메모리업체 HBM 생산 전용 어드밴스드패키지(AVP) 신규 장비 수주를 앞뒀다. 회사는 미세공정 난이도가 높은 전공정 영역에서 세정장비 사업을 주력으로 했으며 HBM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함에 따라 장비 라인업을 패키징용으로 확대했다.
제우스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이 점차 미세화되고 공정이 복잡해질수록 세정 공정이 갖는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회사 중에서 HBM 생산에 필요한 AVP용 장비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시장을 가장 선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우스가 HBM 제조사에 공급 예정인 신규 패키지 장비는 아톰(ATOM)과 새턴(SATURN) 두가지로, HBM의 핵심 부품인 실리콘관통전극(TSV) 세정에 활용되는 장비다. 두 장비 모두 습식 세정장비로, 웨이퍼를 한장씩 처리하는 싱글(Single) 방식이다.
제우스의 올 1분기 기준 전체 매출 대비 반도체 장비 부문 비중은 51.7%에 달한다. 2분기부터 HBM 패키지 장비 수주가 본격화할 시 올해 연간 기준 해당 매출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에 따르면 제우스의 올해 후공정 장비 매출 비중은 전체 반도체 장비사업 부문 매출 대비 3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까지는 전공정 장비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다.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우스의 AVP 세정장비는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 인식이 시작될 것이며 연간 실적 기여도는 8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4분기부턴 주요 고객사의 전공정 투자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존 세정 장비의 신규 수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제우스는 올 1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882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318% 큰 폭으로 증가하며 이미 전년 연간 영업이익(71억원)을 넘었다.
1분기 호실적은 지난해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국내외 패널업체 투자 재개로 수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번 분기 제우스의 디스플레이 장비사업 매출은 113억원가량으로, 전체 매출에서 12.8%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 연간 기준 해당 사업 비중은 3.3% 수준에 그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