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만 3.5조원···전년 동기 比 32.2%↑
카메라 모듈 지출액도 2.9% 늘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구매액이 2년새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카메라 모듈 구매액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부품 전량을 공급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주요 부품에 대한 지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 회사 모바일 AP 구매액은 3조 4915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 6402억원) 대비 32.2% 증가했다. 지난 2023년 1분기에도 전년 동기(2조 3682억원) 대비 10.3%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2년 새 모바일 AP칩 구매에 투입한 금액만 1조 1233억원(47.4%)이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중앙처리장치(CPU) 가격이 전년 연간 평균 대비 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 초 출시한 플래그십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가 작년보다 한달가량 일찍 출시됨에 따라 분기 기준 출하량이 늘면서 CPU 가격 증가폭 대비 AP 구매액 증가폭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갤럭시S24 판매량은 전작 대비 35%(1350만대)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CPU 가격은 20%가량 하락했지만, 삼성전자가 당시 플래그십폰 AP를 전량 외부에서 공급받으면서 원가절감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고가 플래그십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중저가 모델에는 미디어텍의 AP를 주로 채용하고 있으며, 모델별로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시리즈 탑재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부문 지출액 또한 늘어났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카메라 모듈 부품 구매액은 1조 715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6662억원) 대비 2.9%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기준 카메라 모듈 가격이 전년 연간 평균 대비 약 13%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카메라 모듈 주요 공급업체로는 삼성전기와 파트론, 엠씨넥스, 파워로직스 등 국내 업체들이 포진돼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카메라 모듈 부품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의 서니옵티컬 등을 공급망에 추가해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스마트폰 제품 매출실적은 전년 동기(30조 7446억원) 대비 22.9% 오른 32조 79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출하량은 40만대가량 감소했지만, 플래그십폰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제품 가격이 상승했다. 올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17%가량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도 애플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6010만대로, 20.8%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다니엘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최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S24는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수량과 매출 모두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며 “갤럭시 AI가 S24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고 판단되며, 더욱 향상된 AP, 디스플레이 성능과 카메라, 게이밍 경험, 디자인 완성도도 판매 호조에 기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