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항공화물 수출액, 전년比 30%↑
항공사간 경쟁 심화로 운송단가 하락···“단가 인하 압박 지속될 것”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지난 1분기 반도체 글로벌 수요 회복, 전자상거래 확대 등에 힘입어 한국발 항공화물 운송량이 늘었지만, 국적 항공사들의 사업매출 비중은 오히려 전년 대비 하락했다.
17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 1~4월 국내공항발 수출액은 전년동기(533억670만달러) 대비 29.0% 증가한 687억4467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산업경기가 되살아나는 한편,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성장세의 여파로 미주로 향하는 중국발 화물이 한국을 허브로 활발히 운송되며 항공 수출 규모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대형항공사 2곳와 주요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지난 1분기 항공화물 운송 매출액을 전년동기 실적과 비교한 결과,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일제히 감소했다.
대한항공(9966억원), 아시아나항공(3530억원), 티웨이항공(41억원) 3개사는 화물운송 매출액과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제주항공(113억원), 진에어(63억원)는 화물실적을 늘린 결과 매출 비중이 유지되거나 소폭 상승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2년 2월 화물운송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LCC 중 유일하게 화물 전용기를 2기 운영하며 운송실적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1분기 비교적 저조한 화물 운송량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 운송계약 수주 경쟁에 운임 40% 하락
항공사별 항공화물 운송실적 추이가 엇갈린 가운데,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유행(팬데믹) 기간 비정상적으로 확대됐던 화물사업이 제자리로 되돌아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19 풍토병화(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열리며 여객운송 매출액이 급격히 회복되며 화물운송 매출 비중을 낮췄다. 또 항공사들이 팬데믹 기간 여객 운송 제한에 따른 매출 하락의 타개책으로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운송 확대 전략을 거둬들여 실적이 줄었다.
항공사들이 엔데믹 후 기단 운항을 재개하고 화물 계약 수주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운송 단가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한항공의 화물 1kg당 운임은 2022년 6503원에서 지난 1분기 3888원으로 1년여 만에 40.2%나 감소했다.
향후 화물사업 매출 비중은 현재와 같은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 공급 능력과 소비자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출혈을 감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독일 운송업체 DHL은 지난달 배포한 월간 항공화물시장 분석 자료를 통해 “(항공화물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4~2025년 기간 운송의 공급, 수요 재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도전에 처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