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항공사 실적 작년보다 늘어···해외 여행객 증가 영향
일본·동남아 중심 여행객 회복세에 실적 개선 이어질 듯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항공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2분기 전망도 밝다. 지난해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은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뤘고 이후 성장세가 다소 꺾일 것이라던 우려와 달리 1분기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여행객도 꾸준한 모습이라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4361억원, 매출은 3조822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영업이익 985억원, 매출 4303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16%, 22.1% 증가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제주항공은 영업이익 751억원으로 6.2% 늘었으며 매출은 5392억원으로 전년대비 27.7% 증가했다. 티웨이항공 영업이익은 753억원으로 전년대비 9% 줄었으나, 매출은 전년대비 18% 증가한 4230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다른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작년보다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1분기 항공업계 실적 개선은 해외 여행객 성장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사 국제선 여객은 1508만명으로 작년(983만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1583만명)과 비교해도 95% 수준까지 회복했다.
중국 노선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해외 여행객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동남아·일본 등 인기 여행지 회복세가 증가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1분기 일본 여행객은 620만명으로 지난 2019년(585만명)보다 10%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2분기에도 항공사 실적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2분기부터는 해외 여행 수요가 꺾일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우려와 달리 2분기에도 해외 여행 수요는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사 국제선 이용객은 464만명으로 지난해(333만명)보다 39.3% 증가했으며, 2019년(497만명)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국내 항공사 핵심 노선인 일본의 경우 1분기와 마찬가지로 4월에도 2019년보다 여행객이 증가했다.
또한 5월 황금 연휴를 맞아 이달에도 해외 여행객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날 연휴에 제주도와 일본 인기 노선 탑승률은 90%를 넘긴 상황”이라며 “이달 중순과 내달 예약률도 생각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급 과잉으로 인해 항공권 가격이 급락할 것이란 우려와는 반대로 국제선 운임도 소폭 하락에 그쳤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제선 운임은 km당 124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6% 하락했다. 탑승률은 83.3%로 오히려 작년보다 1.0%p 상승했다.
DB금융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에도 대한항공 국제선 운임이 km당 123원을 기록하며 견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변수는 환율과 유가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비 및 유류비가 고정 비용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환율과 유가에 민감한 산업군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환율이 10원 오를 경우 약 27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유도 항공사 영업이익에서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아울러 환율과 유가가 오를 경우 항공권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여행객들이 해외 현지에서 사용하는 비용 부담도 높아지기 때문에 여행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다만 2분기 들어 환율과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최근 원달러환율은 1360원대로, 1400원에 육박했던 1분기와 비교해 하향세이며, 국제유가(WTI기준)도 1분기 말 배럴당 86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78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