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삼성SDI·LG엔솔 주 고객
삼성SDI, AMPC 제외 흑자···삼성 날자 동박 공급사 롯데도 '훨훨'
SK온 9개 분기 연속 적자에 SK넥실리스도 '골골'

배터리 음극재 원재료 동박. /사진=SK넥셀리스
배터리 음극재 원재료 동박. /사진=SK넥셀리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국내 동박 업체들의 실적이 엇갈렸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 동박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같은 기간 SK온을 주 고객사로 둔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적자를 기록했고, 이달부터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7% 증가한 2417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 줄었다. 수익성은 줄었지만, 국내 동박 업계선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기) 영향으로 배터리를 비롯해 배터리 소재업계 성장 기대감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외형 성장을 이룬 것이다.

경쟁사 SK넥실리스는 오히려 판매량이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9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399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는 양사의 고객사 실적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SK넥실리스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동박 주 판매처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증권업계는 양사 판매 비중을 5:3 정도로 추산한다. 

가장 많은 제품을 납품하는 삼성SDI가 올해 1분기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 2022년 삼성SDI와 8년간 8조5262억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지만, 동박의 적극적 고객 구성 다변화로 5만톤 이상의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SK넥실리스의 주 고객사 SK온은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SK온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지난해 4분기 240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5억원으로 감소한 점을 미루어 보면, 북미 내 생산량이 꽤 감소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AMPC를 통해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셀 1kW 당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하면 1kW 당 45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맞형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022년 동박 수급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SK넥실리스가 납품하던 일부 물량이 롯데 측으로 넘어간 영향도 있다. SK넥실리스는 스웨덴 노스볼트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고객사 수를 늘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SK온 비중이 과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적이 엇갈리면서 양사가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는 전략도 다른 양상을 띤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9일 열린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말레이시아와 스페인 생산시설 확대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SK넥실리스는 이달부터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하자 고정비를 줄이겠단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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