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
매출 12조 4296억원···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매출 12조 4296억원, 영업이익 2조 8860억원, 순이익 1조 9170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144% 증가한 수치로, 역대 1분기 실적 중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두 번째 높은 수치로, 전분기 대비 734% 증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매출액 12조 1575억원, 영업이익 1조 8551억원을 달성할 것을 예상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향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34%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낸드플래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AI 메모리 수요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하반기부터는 일반 D램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일반 D램보다 큰 생산능력(캐파)이 요구되는 HBM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생산이 늘어나면서 범용 D램 공급은 상대적으로 축소돼, 공급사와 고객이 보유한 재고가 소진될 것이란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양산을 시작한 HBM3E(5세대) 공급을 늘리는 한편, 10나노 5세대(1b) 기반 32Gb DDR5 제품을 연내 출시해 고용량 서버 D램 시장 주도권도 강화하겠단 계획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실적 개선 추세를 지속하기 위해 제품 최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16채널 eSSD와 함께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QLC(Quadruple Level Cell) 기반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하고, AI향 PC에 들어가는 PCIe 5세대 cSSD를 적기에 출시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전날 신규 공장(팹)인 청주 M15X를 차세대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해 5조3000억원가량을 투입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2025년 11월 준공 후 양산을 목표로, 장기적으로는 M15X에 총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로 인해 올해 투자 규모는 연초 계획 대비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고객 수요 증가 추세에 따라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며, 이를 통해 HBM뿐 아니라 일반 D램 공급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적절히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투자효율성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HBM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사는 반등세를 본격화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고 성능 제품 적기 공급,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로 실적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