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스포츠, 중국서 국내와 비슷한 성장 흐름
중국 진출 성공 사례 다른 브랜드에도 적용 계획
올해 주력 브랜드는 코오롱스포츠와 골프웨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가 외형 확장을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카드를 꺼냈다. 내수 소비 한계를 극복하고자 코오롱FnC는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주력 브랜드로 해외 판로를 넓히는데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코오롱FnC에 따르면 침체된 국내 패션 시장을 타파하고자 올해 신규 조직을 출범했다. 그간 14개 사업부 체제에서 본부 형태로 조직을 개편한 것이 골자다. 해외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코오롱FnC는 최근 3년간 효율적인 외연 확장을 위해 수평적, 전문적 조직 구조를 만들었다. 올해는 각 사업에 대한 내실 강화,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고자 KS본부(코오롱스포츠)를 필두로 캐주얼(커스텀멜로우·헨리코튼·프리커), SW(시리즈·24/7·아모프레·B2B·볼디스트), 골프(G4·엘로드·잭니클라우스·골든베어·TCG), CN(캠브리지멤버스·이로·헤드), W(럭키슈에뜨·슈콤마보니·쿠론·리멘터리), 해외사업(닐바렛·마크제이콥스·발렉스트라·케이트), GC(혼마·엘로드 클럽) 등 본부로 나눠 각 상품 영업을 맡는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에선 차이나TF와 글로벌 디자인센터도 신설됐다. 차이나TF는 자사 브랜드의 중국 사업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글로벌 디자인센터는 글로벌 타깃 브랜드의 디자인 디렉팅을 전담한다. 현재 코오롱FnC의 주력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 왁(WAAC) 등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 시장서 브랜드 확장 기획을 모색하고자 신설했다는 것이다.
국내 패션 기업들은 침체기를 맞아 영업익이 크게 줄었다. 코오롱FnC의 지난해 매출은 1조27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452억원으로 30%나 줄었다. 패션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27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늘었고 영업이익은 4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나 줄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국내 패션업계가 성장 정체기에 맞은 상황에서 코오롱FnC는 올해 자사 브랜드의 해외 확장 기회를 보려고 한다”면서 “코오롱스포츠가 중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다른 브랜드에 코오롱스포츠 성공 사례를 입혀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범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도 올해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패션 부문은 코오롱스포츠 중국 진출 성공을 기반으로 글로벌 확대를 해 나갈 것”이라며 “래코드(RE;CODE), 왁, 골든베어의 미국 시장 진출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코오롱FnC는 주력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와 골프 브랜드 왁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코오롱FnC를 대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다. 지난 2017년 코오롱FnC는 중국 최대 스포츠 기업인 안타그룹과 전략적 합작사를 설립했다. 코오롱스포츠는 현재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거점 도시의 백화점, 대형몰 등 1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선 일상 생활에서도 아웃도어 의류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코오롱스포츠가 중국에서 성장세를 본 상황에서 북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북미 시장은 아웃도어 의류시장을 중점적으로 보는 지역으로, 코오롱FnC로선 매출 확대에 유리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위상이 높아지고 있고 디자인 퀄리티 역시 글로벌 수준에 도달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한국으로 직진출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지자 오히려 국내 패션 기업들은 해외로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력 브랜드 골프웨어 브랜드 ‘왁’도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다. 왁은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미국에 진출했고 최근 동남아시아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만 도쿄 오다큐 HALC 백화점을 비롯해 오사카, 나고야 등 지역 메이저 백화점 10개 매장서 운영하고 있다. 왁은 현재 일본 현지 기업 타키효 컴퍼니에서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왁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운영하고 있다.
왁은 올 초 ‘2024 PGA 머천다이즈 쇼(PGA 쇼)’에 참가해 현지 바이어와의 접점을 확대했다. PGA 쇼는 70년간 이어온 세계 최대 규모 골프용품 박람회다.
특히 왁을 운영하는 코오롱FnC 자회사 슈퍼트레인의 지난해 매출은 614억원으로 전년(391억원) 대비 57% 올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3억원으로 전년(5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코오롱스포츠가 중국에서 매출이나 규모면에서 국내와 동일한 수준으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고, 매출 신장세는 국내보다 높은 편”이라며 “올 초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글로벌 디자인센터를 통해 현지 국가에 맞는 의류, 소재 등을 파악, 적용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