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인기 끈 삼양식품, 1조클럽 등극
제2 불닭볶음면 찾기 분주···맵탱 시장 안착 관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불닭볶음면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를 경영 전면에 내세운 삼양식품은 올해 신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삼양식품의 실적 고공행진이 불닭볶음면의 후속인 '맵탱'의 흥행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김정수 부회장은 이날 일본 치바현에서 열리는 ‘2024 일본 도쿄 슈퍼마켓 트레이드쇼 박람회(SMTS)’에 참석한다. 오는 16일까지 열리는 SMTS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식품·유통 박람회다.
김 부회장은 이번 박람회에 참가해 삼양식품 주요 브랜드인 불닭볶음면과 맵탱, 탱글 등을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주요 참여 국가, 업체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또 김 부회장은 일본 지역 특산품과 최신 장비, 재료, 점포 개발, 판매 촉진에 대한 정보와 서비스를 둘러보면서 현지 슈퍼마켓과 도소매, 무역업체, 즉석식품 등 다양한 유통 바이어들을 만나 일본 시장 공략에 힘을 싣을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이을 후 브랜드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로서 제2의 불닭볶음면은 맵탱으로 거론된다. 맵탱은 지난해 8월 출시한 국물 라면이다. 매운맛을 나타내는 스코빌지수가 5000SHU로 일반 불닭볶음면(4404SHU)보다 맵다.
특히 맵탱은 전병우 상무가 콘셉트부터 기획, 디자인, 광고 등 전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맵탱은 출시 한 달 만에 무려 300만개가 팔렸다.
맵탱은 경쟁사인 농심의 ‘신라면 더 레드’, 오뚜기 ‘마열라면’, 팔도 ‘틈새라면’ 등 매운맛 라면 경쟁이 심화되면서 아직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과거 김 부회장이 불닭볶음면을 해외 시장에 선보여 성과를 냈던 만큼, 맵탱 역시 해외 시장서 승부를 거는 방향으로 전략을 짠 모양새다. 앞서 삼양식품은 맵탱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맵탱 BM(브랜드마케팅)팀에서 글로벌 BM파트 인원을 채용했다. 글로벌 BM 포지션은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 대상으로 해외 진출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전 상무도 신사업 발굴에 애쓰고 있다. 전 상무는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 현장 방문을 위해 홀로 미국 출장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전 상무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헬스케어와 푸드테크 관련 전시관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맵탱은 전 상무의 경영 리더십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제2의 불닭볶음면을 위해 신제품 출시, 확대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불닭볶음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전 상무의 오너 승계를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80% 이상이 불닭시리즈에서 나오고 있고, 김 부회장 역시 과거 불닭볶음면을 성공시키며 경영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 상무는 경영 참여보다는 신사업 분야를 맡고 있는 만큼 제품이나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맵탱의 경우 국내 시장을 공략하면서 글로벌 직원들을 채용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맵탱은 물론 신사업 확대에도 공들일 전망이다. 전 상무는 지난해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한 대로, 식물성 단백질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당시 전 상무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식물성 단백질, 글로벌 커머스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전 상무는 식물성 단백질 사업에 의지를 내비쳤다. 기후변화와 건강 문제 해결에 도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삼양식품은 지난해 기능성 식품 분야 사업 확장을 위해 기존 유가공 사업부를 통폐합하고 뉴트리션 사업부를 신설했다. 뉴트리션 사업부는 백색우유, 원료, 가공우유, 기능성식품 등을 취급한다. 아직 뉴트리션 사업부 매출은 전체 매출 비중이 1%도 되지 않지만, 전 상무를 중심으로 본격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정수 부회장도 불닭볶음면으로 경영 인정을 받았던 만큼 전 상무도 식품 포트폴리오를 늘려 경영 성과를 입증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불닭볶음면을 이을 새로운 캐시카우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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