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수 큐로셀 대표 인터뷰
상반기 CAR-T 치료제 ‘안발셀’ 2상 결과 발표
하반기 식약처 신약품목허가(NDA) 신청
내년 안발셀 국내 허가 및 환자 공급 시작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CAR-T 치료제 효과는 뛰어나지만, 핵심 원료 수급과 임상이 어렵다보니 아무나 도전할 수 없는 분야였다. CAR-T 치료제가 국내에서도 상용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란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세포(T세포)와 암을 잘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유전자 조작으로 결합한 뒤, 암세포를 추적해 공격하도록 배양한 약물이다. 정상 세포 손상은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없앨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라고도 불린다. 현재까지 노바티스, 길리어드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CAR-T 치료제 6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다만 국내 도입된 글로벌 CAR-T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유일하다.

7일 김건수 대표가 대전 큐로셀 본사에서 시사저널e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7일 김건수 대표가 대전 큐로셀 본사에서 시사저널e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글로벌 기업만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고 여겨진 CAR-T 치료제에 대해 국산화 가능성을 알린 기업이 있다. 대전에 위치한 CAR-T 치료제 전문기업 큐로셀이다. 큐로셀은 국내 기업 중 CAR-T 치료제 개발에 가장 선두를 달리며 하반기 식약처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2025년 정식 허가를 통해 국내 CAR-T 시장을 독식 중인 킴리아에 대적할 꿈의 항암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큐로셀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CAR-T 치료제 ‘안발셀(CRC01)’을 개발 중이다. 2021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지난해 말 임상 2상을 완료했다. 올해 상반기 2상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연내 식약처 신약품목허가(NDA) 신청, 내년 상용화를 목표 중이다.

지난해 6월 발표된 안발셀 임상 2상 중간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 약물인 킴리아보다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비율이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큐로셀이 공개한 안발셀 임상 2상 중간 결과,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율은 71%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 중인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 ‘킴리아’의 완전관해율 40%를 크게 뛰어넘었다. 상반기 발표될 안발셀 임상 2상 최종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시사저널e는 7일 대전 큐로셀 본사에서 김건수 큐로셀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사저널e와 인터뷰 중인 김건수 큐로셀 대표./ 사진=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와 인터뷰 중인 김건수 큐로셀 대표./ 사진=최다은 기자

큐로셀 창업 배경과 스토리 짚어달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차바이오텍에서 근무하면서 CAR-T를 처음 알게 됐다.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던 찰나에 미국에서 CAR-T를 연구하던 김찬혁 교수가 카이스트로 부임한 것을 알게 됐다. 김찬혁 카이스트 교수와 국내 항체 전문가인 이화여대 심현보 교수와 함께 3인이 큐로셀을 공동 창업하게 됐다.

2016년 창업 이후 희망 없는 암 환자를 위한 CAR-T 치료제를 개발해보자는 신념으로 연구에 매진했다. 그러다 2017년 8월 노바티스 킴리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국내 CAR-T 상용화 의지를 다지게 됐다.

‘안발셀’ 상용화 전략과 시장 진출 계획은

올 상반기 6월에 열리는 유럽 혈액학회에서 안발셀 임상 2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임상 2상 최종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 식약처 허가 신청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신흥국 위주로 기존 글로벌 CAR-T 치료제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 진입을 시도할 것이다. 안발셀 글로벌 상업화는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준비하는 방식으로 생각 중이다.

킴리아 vs 안발셀, 국내 시장 경쟁 차별화 전략은

일단 치료 효과를 두고 경쟁력을 내세울 것이다. 안발셀 2상 중간 결과 완전관해율(CRR) 71%와 낮은 부작용 빈도를 확인했다. 국내에 도입된 글로벌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이 2상 최종 결과로 입증되면,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시도할 생각이다.

또 안발셀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만큼, 킴리아보다 빠르게 환자에게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다. 암 환자가 킴리아를 투여받기 위해선 병원에서 혈액을 채취한 뒤 면역세포를 분리해 미국 뉴저지에 있는 공장으로 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절차와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안발셀은 채취한 혈액을 바로 국내 공장으로 보낸 뒤 공장 내부에서 세포정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공정 단순화는 약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큰 강점이 될 거라고 본다.

안발셀 적응증 확대 계획도 궁금하다

안발셀 적응증을 성인급성림프모구성 백혈병(ALL)으로 확대하는 임상은 1상 첫 번째 코호트를 진행 중이다. 성인 백혈병은 국내에서 1년에 약 300명이 신규 진단받는 희귀질환이다. 소아 백혈병보다 완치율이 낮고 재발 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재발성 또는 불응성 ALL 환자를 위한 치료제는 국내에 아직 없다. 자가면역질환인 전신 홍반 루푸스를 대상으로 안발셀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전립선암, 폐암, 위암, 간암 등 고형암을 타깃한 새로운 CAR-T 연구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하고 있다. 고형암 CAR-T 임상을 성공하면 글로벌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 2의 안발셀, 차기 상업화 파이프라인 특징은

글로벌 혁신신약(first-in-class)을 제 2의 안발셀로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가장 가능성 높은 파이프라인은 T세포림프종(TLA) 치료제다. 혈액암 대상으로는 기출시된 CAR-T 치료제가 있지만, TLA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CAR-T 치료제는 T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데, TLA는 T세포 자체가 암으로 발전한 것이기 때문에 동족살해 현상이 발생한다. 큐로셀은 감마델타 (γδ) T세포를 이용해 범용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비임상 단계에서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

큐로셀의 올해 사업 목표는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하반기 안발셀 신약 허가 신청을 목표 중이다. 이후 중장기적인 목표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안발셀 공동 상업화, 기술이전,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해볼 것 같다. 대전에 준공한 GMP 생산 시설은 글로벌 기업의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로 활용할 수 있어, CDMO 사업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대전 GMP는 1000여명분의 CAR-T 치료제 생산이 가능하다.

사진=큐로셀
사진=큐로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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