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온디바이스 AI 효과 ‘톡톡’···MLCC 등 주요 부품 수혜
LG이노텍, 애플의 AI폰 계획 부재로 카메라 모듈 성장 동력 부족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갤럭시S24 시리즈’ 체험 공간에서 현지 미디어들이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 / 사진=삼성전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갤럭시S24 시리즈’ 체험 공간에서 현지 미디어들이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거래선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유무에 따라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올해 실적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전기의 주요 거래선인 삼성전자는 첫 선을 보인 AI폰 갤럭시S24가 높은 판매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지만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최대 거래선인 애플은 AI폰 출시 계획을 아직 잡지 못했다.

6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1분기 IT 비수기에도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삼성전기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스마트폰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비롯해 카메라 모듈, 패키지 기판 등 부품을 공급한다. 울트라 모델에 탑재되는 2억 화소 광각은 물론, 일반 모델과 플러스의 후면 카메라에도 5000만 화소 광각 등을 공급한다.

삼성전기는 컴포넌트(MLCC) 부문에서 온디바이스 AI 기능 도입 효과에 힘입어 올 1분기 고부가 MLC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광학통신솔루션(카메라 모듈) 부문의 경우 최근 중국업체인 써니옵티컬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폰 주요 공급사 대열에 포함되면서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주요 거래선향으로 고화소 카메라 모듈 공급 확대와 거래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신구조 폴디드줌, 가변 조리개 등 차별화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온디바이스 제품 출시가 본격화됨에 따라 MLCC, 기판 사업 수혜가 기대된다”며 “광학솔루션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 부진 이후 온디바이스AI 시장 개화에 따른 수요 회복 구간 진입이라 판단되며 카메라 스펙 업그레이드, 고화소 자율주행 카메라 시장 개화 등 모멘텀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LG이노텍은 스마트폰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라 올 1분기 주력 사업인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부문의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의 주요 거래선인 애플이 AI폰 전략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경쟁이 어려울 수도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화웨이의 프리미엄폰 시장 재진입으로 중국 현지에서의 경쟁도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신규 아이폰 최상위 모델에 신형 폴디드줌을 독점 공급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이노텍의 전체 매출 중 애플의 비중은 약 76%에 달할 정도로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규하 농협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공간 컴퓨팅 기기(비전프로)가 예상보다 양호한 반응을 얻었으나 수량이 적어 스마트폰 판매 감소세를 상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은 신규 AI 기능 등의 탑재로 사용성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안드로이드 대비 상대적 가치가 낮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주력 제품인 북미 고객(애플)향 카메라 모듈의 경우 올해는 폴디드줌이 2개 모델에 적용되고, 4800만 화소가 다른 기능의 카메라에도 더 확대 적용되는 것 외에는 아직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며 “고가폰 수요가 회복돼 아이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거나, 새로운 카메라 기능에 대한 고객의 투자 의지가 보여야 LG이노텍의 실적 성장 모멘텀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애플도 올해 새롭게 공개할 iOS18 운영체제에 자체 생성형 AI를 최초 탑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iOS18은 오는 6월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4’에 공개되고,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폰16 시리즈에 적용될 예정이다.

팀쿡 애플 CEO는 최근 진행한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래를 만들어갈 새로운 기술에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계속 투자하고 있는 AI가 포함되며 올해 말 구체적인 사항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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