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이중규·성창현·양윤석·유정민 행정관 체제→2기 차전경·백형기·임현규·김성철 행정관 개편
질병청도 의사 출신 권근용 행정관 파견, 승격 후 두 번째···고득영 비서관 산하 5명 행정관 점유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성창현 부이사관(3급) 복귀로 현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에 파견된 보건복지부 관료들 개편이 마무리됐다. 복지부 1기 관료 숫자가 유지되고 질병관리청 관료가 파견된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돼 근무했던 성창현 부이사관의 복지부 전입을 발령 냈다. 참고로 복지부에서 대통령실로 파견된 관료는 일정 기간이 경과된 후 파견에서 전출로 발령 받는 사례가 있다. 이같은 조치는 행정적인 것으로 큰 의미는 없다. 지난 2022년 5월 현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실에 입성했던 당시 성 서기관은 안상훈 전 사회수석비서관과 현 장상윤 사회수석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이 오는 4월 제22대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12월 물러나고 후임에 장 수석이 임명되자 복지부 복귀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가 관계자 A씨는 “정통행정관료 출신 장 수석이 자신을 보좌할 인물에 신임하는 관료를 임명하는 것은 당연하며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성 보좌관 후임자는 복지부가 아닌 다른 중앙행정부처 공무원으로 전해졌다. 행정고시 46회 출신 성 부이사관은 복지부에 흔치 않은 경희대 출신 정통관료다. 부인이 의사다.
이번 성 부이사관 복귀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복지부에서 대통령실로 파견됐던 행정관 4명은 모두 복지부 복귀를 완료했다. 이중규 행정관은 지난해 9월 건강보험정책국장으로 승진복귀했다. 양윤석 행정관(행시 47회)도 지난해 11월 백형기 복지부 기획조정담당관과 자리를 맞바꾸며 복지부로 돌아왔다. 이어 지난해 12월 유정민 행정관(행시 51회)도 복지부로 전입했다. 유 서기관은 현재 의료현안추진단 전략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즉 현 정부 초기 대통령실 파견 멤버인 이중규 행정관, 성창현 보좌관, 양윤석 행정관, 유정민 행정관 체제가 현재 차전경 행정관, 백형기 행정관, 임현규 행정관, 김성철 행정관으로 개편된 것이다. 우선 차전경 행정관은 지난해 9월 대통령실로 파견됐다. 이어 지난 1월 3일 대통령실로 전출 발령을 받아 공식적으로는 대통령실 직원이다. 관가 관계자 B씨는 “차 행정관이 하는 업무는 사실상 선임행정관이지만 공식적으로는 행정관으로 근무한다”며 “문재인 정부 말기 청와대 행정관들이 승진하지 못하고 복지부에 복귀하는 등 대통령실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1976년생 차 행정관은 서울 출신으로 대진여고와 이대를 졸업했다. 행시 43회인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근무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로 파견돼 기획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활동했다. 청와대 파견을 마무리한 후 복지부 근무를 자원해 전입한 차 행정관은 사회정책분석담당관과 사회서비스일자리과장, 보육사업기획과장, 정신건강정책과장, 의료인력정책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장점이 많은 차 행정관은 보건의료정책과장으로 근무하며 의대 정원 확대 등 민감한 현안 처리를 위해 노력했다.
연대를 졸업한 백형기 행정관은 행시 48회 출신이다. 그는 기획조정담당관에 앞서 복지부에서 규제개혁법무담당관과 장애인서비스과장, 요양보험제도과장 등을 거쳤다. 고대 출신 임현규 행정관은 행시 53회로 관가에 들어왔다. 백 행정관과 함께 현재 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복지부로 전입한 그는 사무관 시절 해외의료사업과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행시 56회인 김성철 행정관은 현재 보건의료 업무를 맡고 있다. 공공의료과와 보건의료정책과, 국민연금정책과 근무 경력이 있는 그는 지난해 12월 초순 대통령실로 파견됐다. 관가 관계자 C씨는 “임 행정관과 김 행정관은 타 부처 출신으로 능력과 실력만으로 선발돼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질병청도 지난달 26일 권근용 예방접종기획과장을 대통령실에 파견한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20년 9월 질병청으로 승격한 후 대통령실에 청 근무자가 파견된 사례는 이형민 전 행정관(현 예방접종관리과장)이 유일했고 권 행정관이 두 번째 사례로 파악된다. 권 행정관은 계명대 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이어 을지의대 의학박사 과정을 수료한 예방의학과 전문의다. 지난 2015년 보건직 공무원 특별채용에 합격하며 본격 관료 생활을 시작한 그는 복지부 응급의료과와 의료자원정책과 등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9년 세종시 보건소장에 합격하며 주목 받았다. 보건소장에서 물러난 후 질병청으로 복귀한 권 행정관은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 등을 거쳤다.
종합하면 사실상 선임행정관 업무를 진행하는 차전경 행정관을 포함,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실에 백형기 행정관, 임현규 행정관, 김성철 행정관 등 복지부 출신 4명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질병청 출신 권근용 행정관을 합하면 복지부와 질병청에서 파견된 행정관이 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을 총괄하는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행시 37회) 역시 복지부 출신 고위직 관료다. 관가 관계자 D씨는 “조만간 의대 정원 확대 등 주요 현안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대통령실 정책과 분위기를 주목하는 눈이 적지 않다”며 “복지부와 질병청에서 파견된 행정관 등 관료들은 신중하고 합리적 기준으로 정책을 준비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