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와인 수입량 전년 대비 20.4% 줄어
온오프라인 고객 관점에서 주류 포트폴리오 강화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지난해 위스키와 와인이 ‘수입량’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하이볼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와인 인기가 시들해진 탓인데, 신세계L&B는 프리미엄 와인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이 3만t(톤)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을 넣어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 수입량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3만586t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신세계L&B 2024 청룡 에디션 패키지. / 사진=신세계L&B
신세계L&B 2024 청룡 에디션 패키지. / 사진=신세계L&B

반면 와인 수입량은 지난해 5만6542t으로 전년 대비 20.4% 줄었다. 이는 역대 가장 큰 폭 감소다. 와인의 경우 코로나를 계기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혼술(혼자서 마시는 술)이 문화로 자리 잡으며 인기였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와인 수요가 줄어들었다.

위스키와 와인 상황이 뒤바뀐 가운데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를 겸임하는 송현석 대표는 ‘와인’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업 개편 방향과 비전을 발표하면서 ‘와인앤모어(WINE&MORE)’를 중심으로 와인과 프리미엄 주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집중하겠다고 했다. 신세계L&B 매출의 약 70%는 와인이 차지한다.

앞서 신세계L&B는 사내 위스키 신사업 전담 조직이던 ‘W비즈니스’ 팀을 해체하기로 하면서 위스키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그간 우창균 전 신세계L&B 대표는 위스키 사업을 추진했지만 와인 사업이 부진해지면서 위스키 사업을 도맡기 어려워져 전략을 바꾼 모양새다. 위스키 제조에는 제품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제조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사업을 추진한 와이너리 ‘쉐이퍼빈야드’도 갖고 있다. 쉐이퍼빈야드는 신세계의 와이너리 자회사로,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프라퍼티스를 통해 3000억원을 투자해 쉐이퍼빈야드를 인수했다. 신세계가 쉐이퍼빈야드를 인수할 때 본업인 이마트와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쉐이퍼빈야드의 와인이 이마트 매대서 판매되기엔 고가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신세계는 2021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3조원을 썼던 만큼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컸다.

실제 쉐이퍼빈야드는 현재 적자에 머물러 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지난 2022년 재무제표를 보면, 스타필드프라퍼티스는 매출 291억원, 순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신세계가 와인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쉐이퍼빈야드는 신세계 중점 사업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가 와인, 부동산 등을 투자에 무게를 두고 인수했던 것처럼, 쉐이퍼빈야드 역시 신세계 투자 사업으로 둘 것이란 관측이다.

일단 신세계L&B는 기존 와인앤모어 매장뿐 아니라 다양한 온오프라인의 고객 접점에서 신세계L&B만의 와인, 주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신세계L&B는 다양한 시도와 남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첫 시도로, 변화에 대한 의지와 비전의 상징인 ‘2024 청룡 에디션 패키지’를 기획했다. 앞으로도 신세계L&B는 매년 그 해를 상징하는 패키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그동안 역량을 구축한 와인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와인앤모어를 프리미엄 주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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