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 정유·석유화학 대비 경기 민감도↓
정유 4사,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군 늘려 판매 확대 집중

SK이노베이션의 대표 윤활유 브랜드 '지크'. / 사진=SK
SK이노베이션의 대표 윤활유 브랜드 '지크'. / 사진=SK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국제유가의 불안정과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정유업계의 보릿고개가 계속되고 있다. 호실적을 이끌던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이 수요부진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예년 수준의 이익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단, 윤활유 만큼은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방어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정유·석유화학 분야와 달리 안정적인 수요가 유지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생산·판매가 가능해서다.

정유사들은 휘발유·경유 등을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인 잔사유를 처리해 윤활기유를 생산한다.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넣으면 윤활유가 된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상반기 정유 부문 영업손실은 1364억원이다. 실적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4~5달러에 미치지 못하면서 공장 가동이 손해인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반면 윤활유 사업은 51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동차부터 선박, 엔진, 산업기계 등 여러 산업에서 활용되는 만큼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변동성이 낮아서다. 이 현상은 GS칼텍스와 에쓰오일 등도 마찬가지다.

윤활유는 주로 내연기관차의 엔진오일 등에 활용된다. 정유보다 유가로 인한 가격 등락이 심하지 않아 실적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에는 정유 부문의 수익이 워낙 커서 윤활유는 비주력사업으로 꼽혔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실적에 주요 사업으로 거듭난 셈이다.

아울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해당 윤활유 분야도 커지고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은 연평균 29% 성장해 2031년에는 23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는 각각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에쓰오일7 EV’와 ‘킥스 EV’를 판매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말 ‘현대엑스티어’란 전기차용 윤활유를 출시해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이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제품군이 출시돼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첨가제를 활용해 제품 부가가치를 높여 공급처 다변화도 달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