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 시연회 거친 후 ‘센스포(SENSE IV)’ 상표 출원···“출원 이후 상업화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 소요”
기술 자립 고도화 및 비용 절감 가능···1기당 2조~4조원 수준 ‘FLNG’ 수주 경쟁력 강화 기대

삼성중공업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코랄 술'. /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코랄 술'. / 사진=삼성중공업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삼성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천연가스 액화공정 ‘센스포(SENSE IV)’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에 조만간 탑재될 예정이다. 기술력 한계 등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했던 액화 모듈의 국산 및 상업화가 마침내 이뤄지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특허청에 천연가스 액화공정 ‘SENSE IV’에 대한 신규 상표를 출원했다. 본격적인 상업화에 앞서 브랜드·상표 등록 등의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표 출원 이후 상업화까지는 통상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출원한 상표가 등록되면 FLNG 탑재 및 판매 등이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센스포는 국내 조선사 중 삼성중공업이 처음 개발한 것으로 천연가스를 액화해 LNG(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하는 해양 프로젝트용 기술이다.

천연가스 액화공정은 천연가스를 영하 162℃ 이하로 액화해 부피를 600분의 1로 줄인다. 이를 통해 많은 양의 천연가스의 경제적인 장거리·대규모 수송이 가능해 글로벌 물동량을 크게 늘리는 LNG 산업의 핵심 기술이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11월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이 기술의 실증 시연회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검증 받았다. 이후 2~3년의 추가 연구개발 등을 거쳐 ‘센스포’로 명명된 액화 모듈을 FLNG에 탑재해 판매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센스포는 천연가스를 연간 200만톤(t) 이상의 LNG로 액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며 “기존 액화 공정과 비교해 LNG 1t 생산에 필요한 전력 소모량도 최대 14% 줄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강점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천연가스 액화모듈 '센스포(SENSE IV)' 모습. /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천연가스 액화모듈 '센스포(SENSE IV)' 모습. / 사진=삼성중공업

센스포로 국산 천연가스 액화 모듈을 갖추게 되면서 삼성중공업의 FLNG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액화 모듈은 전량 수입산으로 쓰였지만, 센스포의 개발·상용화로 FLNG에 포함될 설비의 대부분이 우리 기술력으로 제작되는 것이다.

FLNG는 대표적인 해양플랜트 설비다. 1기당 가격은 2조~4조원 수준으로 LNG운반선 6~12척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에 현재까지 발주된 FLNG는 총 7건인데, 이 중 5건을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바 있다.

아울러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FLNG 신규 프로젝트는 올해 11개 신규 발주가 예상된다. 최근 주요 LNG 생산국들이 수출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FLNG 발주량도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FLNG 관련 투자를 시작해 액화모듈 국산화에도 성공한 시장 선도 기업이다. FLNG 점유율 역시 80%에 달해 올해 발주 물량의 대부분을 계약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센스포를 통해 생산과 운송, 저장, 공급 등 LNG 밸류체인에 대한 기업 신뢰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토탈 LNG 솔루션 공급자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