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현 신임 사장, 2019~2020년 현대제철 CFO 맡으며 현금확보 주력
친환경 신사업 위해 투자 지속···고정비 절감·유휴자산 매각 집중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 사진=현대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 사진=현대제철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현대제철이 최근 임원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모두를 ‘재무통’으로 선임했다. 부채 및 차입금 감소와 함께 탄소중립 로드맵에 맞춘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재무 전문가를 경영 최일선에 배치한 것이다.

글로벌 철강 업황불안 지속에 기존 사업의 수익으로는 부채 상환 및 자금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정비 감소 등의 철저한 재무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재무 전문가를 CEO 및 CFO에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총부채는 15조4750억원이다. 2022년 17조6720억원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꾸준한 자금조달로 빠른 부채감소가 필요한 시점이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7조1330억원에서 8조336억원으로 12.6% 늘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순차입금 감축 계획으로 5000억원을 제시했지만,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확대와 전기료 인상 등의 악재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로 인해 신임 CEO로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재무 분야 전문가인 서강현 사장이 임명됐다. 그는 재무뿐만 아니라, 위기 관리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아울러 2019~2020년 현대제철 CFO를 맡은 바 있어, 해당 기업의 자금 상황을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서 사장은 현대제철 CFO를 맡을 당시 코로나19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2019년 9504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년 후인 2020년 2조771억원으로 크게 증가시켰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신임 CFO는 김광평 전무가 맡는다. 현대제철의 중장기 신사업 투자를 계획대로 완수하기 위해 자금 조달 및 리스크 관리를 책임져야하는 무거운 임무가 주어졌다. 그는 현대차 재경기획팀장 등을 역임하며 20여년간 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현대건설에서는 부채 줄이기에 집중해왔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CEO와 CFO를 모두 교체하면서 현대제철이 앞으로 기존 자본 및 차입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며 “그동안의 재무 전략이 순차입금 감소였던 만큼, 예전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친환경 및 신사업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제철소 전환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전기로에서도 기존 고로 수준의 품질을 지닌 철강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2030년까지 저탄소 철강재를 연간 500만톤(t) 생산할 계획이기도 하다. 기존 제품 대비 탄소배출량이 약 40% 줄어드는 강재를 만들어 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비용도 매년 늘리고 있다. 2018년 1191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2456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서 사장과 김 전무는 신사업 지속을 위한 자금 마련에 안간힘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장·단기 차입금 확보보다는 유휴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확실시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서강현 사장은 현대제철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미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치가 있어 앞으로도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함께 수익성 확보 등 사업 및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며 “김광평 전무 역시 서 사장을 도와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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