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수주 잭팟에 세계 4대 방산 수출 국가 포함 가시권
수출입은행 자본금 규제에 무기 수출 제약···국회서 증액 논의 시작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국내 방위산업이 건국 이래 최대·최고의 전성기를 보내면서, 이른바 ‘K-방산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폴란드향 수출 잭팟을 비롯해 한국산 무기를 찾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수출 규모 200억달러(약 26조24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리나라 방산 수출은 2011년 23억8000만달러에서 2015년 35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연평균 30억달러 규모를 유지했다. 이후 2021년 72억5000만달러, 지난해 173억달러를 달성했다.
올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말레이시아 FA-50 경전투기 18대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수많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수출 200억달러 돌파가 가시권에 도달했다.
국내 방산업계의 ‘대표’격인 한화는 김동관 부회장의 주도 아래 대형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 군비청과 3조4474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등을 수출하는 2차 실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지난해 K9 884대와 다연장로켓 천무 506문 등을 수출하는 1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K9 2차 계약 물량의 460대는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이 중 152대를 금융 대출 지원 등이 조건으로 설정됐다.
대규모 무기 발주 국가는 부족한 재원 조달을 위해 입찰 당사국에 금융 대출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 국내 법에 따르면 수출을 지원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은 특정 대출 국가나 기업에 자기자본(15조원)의 40%(6조원)만 빌려줄 수 있다. 폴란드 1차 계약에서 이미 대부분의 대출한도를 소진한 상태여서, 자본금 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방위산업의 호황기가 ‘순간’에 그칠 수 있어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대출 지원 한도가 늘어나지 않으면 무기 구입 자금이 부족한 국가들이 우리나라와 계약하기를 어려워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자본 상향과 관련된 법안이 논의되기 시작한 만큼 빠른 의사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자본금 한도가 늘어나 많은 금융대출이 가능해지면, 우리나라가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과 함께 ‘세계 4대 방산수출국’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무기에 대한 세계 각국의 큰 관심은 올해 열린 ‘ADEX 2023’에서도 확인됐다. 2년마다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35개국, 550개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2021년에는 28개국 440개사였다. 정부는 ADEX 2023에서 오간 신규 수출 계약 관련 상담 규모가 3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국방비가 최대 수준을 갱신 중이고, 2위 수출국인 러시아의 방산 경쟁력 훼손으로 우리나라 등에 반사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방산 시장 격변기에 무기 고도화 등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한국의 4대 방산 수출국 도약 목표는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