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기공식 참석 이후 첫 방문
경영진 간담회도 열어···경계현 사장 등 참석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가 중요하다.”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기흥·화성 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를 방문했다. 지난해 8월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후 첫 방문으로, 이 회장은 이날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이날 경영진 간담회도 개최했다. 간담회 현장에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 등 반도체 사업부 경영진들이 참석했으며, 이외에 해외 출장 중인 일부 경영진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이 회장은 이들 경영진으로부터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첨단 공정 개발 현황과 기술력 확보 방안, 공급망 대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기흥 캠퍼스에 건설 중인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복합 연구개발 시설이다. 반도체 연구, 생산, 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지게 된다. 약 10만 9000㎡(3만 3000여평) 규모로, 2030년까지 총 20조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라인도 여기에 들어서게 된다. 삼성전자는 기흥 R&D 단지를 통해 국내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사들과의 R&D 협력을 더욱 강화한단 방침이다.
최근 이 회장은 반도체 위기의 극복 방안으로 기술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반도체연구소 신입 박사 연구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향후 연구소를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두 배로 키워나갈 예정이라며, R&D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2월에는 천안·온양 캠퍼스를 찾아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반도체 시장 침체 속에서도 기업들의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규모는 지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943억 달러(약 122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R&D 비용은 13조 777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중 11.1%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12조 1771억원) 대비해서도 11.7%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