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영업손실로 메모리 적자는 불가피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하이닉스 D램이 3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힘입어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까지 합하면 메모리 적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부터 낸드플래시 시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시황이 바닥을 찍었단 분석이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HBM이 선전하며 D램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HBM은 일반 서버나 모바일용 D램에 비해 공급가격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증권은 3분기 SK하이닉스 D램 영역이익을 441억원으로 추정했다.
앞서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HBM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의 HBM 물량을 독점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부터 5세대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6세대 HBM3E 최종 공급도 전망된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4세대 HBM3를 건너뛰고 5세대 제품부터 HBM 개발을 본격화했다. 아직 시장에 반영되는 물량은 없지만, 추후 수율을 확보할 시 미국 정부의 자국 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엔비디아의 일부 물량을 가져갈 것으로 관측된다.
낸드플래시 부문 영업손실은 지속됨에 따라 올 3분기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실적에서 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컨콜에서 낸드 부문 5~10%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D램에 비해 업계 재고 수준이 더 높고 수익성도 낮다는 판단에서다.
증권업계에는 올 3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 부문 적자 규모를 2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앞서 2분기에는 2조 8000억원, 1분기에는 2조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 안정세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해서는 손실 규모가 축소됐을 거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적자 상당분은 자회사 솔리다임의 영업손실 부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솔리다임은 올 상반기 순손실 2조 2423억원으로,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전체 순손실(5조 5733억원)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국내 지사를 포함해 솔리다임의 일부 글로벌 지사들을 폐쇄하고 조직 간소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