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소진 영향으로 DDR5 중심 수요 증가
낸드 재고 조정 4분기까지 지속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D램 현물 가격이 상승세다. 재고 수준도 낮아지면서 생산량도 점차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전날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의 현물 가격은 평균 1.5달러에 육박했다. 현물가격은 이달 들어 상승세로 지난 15일 이미 전주 대비 2.8% 상승하면서 1.49달러에 진입했다. DDR5 16Gb 제품도 0.42% 상승한 4.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내림세였던 고정거래가는 9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은 시장 내 D램 현물가와 고정가의 반등이 예상된다”라며 “고객 재고 축적 수요가 강한 DDR5의 계약가는 9월 반등할 것으로 보이고 DDR4 역시 집중적인 감산으로 전월 대비 가격 하락이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가격 상승세는 연말 들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 4분기부터 글로벌 D램 시장이 공급 과잉에서 공급 부족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대비 가격 상승폭도 17.8% 수준으로 제시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제품인 DDR5를 시작으로 일부 D램 제품의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며 “4분기부턴 DDR5의 비중이 전체의 40% 이상으로 증가해 평균판매단가(ASP) 상승폭이 3분기보다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사실상 D램 생산 감산의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모리 재고가 상당 수준으로 소진되면서 수요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버용 DDR5를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판매량이 저조했던 스마트폰과 PC용 D램 수요도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축소에 의한 수급 개선과 재고 건전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급 개선이 시작될 것”이라며, “최근 충분한 가격 조정을 인지한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메모리 가격 인상 수용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D램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어떤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라며, “D램 쪽에서 사실상 이제 감산을 안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회복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에서는 현재 감산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낸드는 수요가 있어도 워낙 재고가 많이 쌓여있어서 그런지 아직 추세적인 변화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가격은 4분기에 들어서 안정세를 유지하거나 0~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이달부터 128단 이하 공정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50%가량 대폭 줄였으며, 이에 따라 타 업체들도 4분기에 생산량 감축을 늘려 재고 감소를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등 신규 플래그십 제품의 판매 회복에 힘입어 올 4분기 일부 낸드 제품의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라면서도, “3분기에는 스토리지 시장 수요 부진의 영향에 따라 삼성과 SK 모두 대규모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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