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전자, BGA 재고 조정 늦게 받아 개선세 더딜 듯

심텍 청주본사 전경 / 사진=심텍
심텍 청주본사 전경 / 사진=심텍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반도체 업황의 회복 조짐에 따라 올 하반기 기판업체의 실적 또한 전체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T 수요 침체 이후 생산량 조정이 먼저 시작된 메모리 회복세가 먼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기판 역시 비메모리향 대비 메모리향에서 우선으로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메모리 비중이 높은 심텍의 경우 올 3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심텍은 메모리향 매출이 전체 80%를 차지한다. 주요 거래선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감산이 2분기에 정점을 찍었다면 3분기를 기점으로 수익성 회복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텍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8951억원) 대비 49% 감소한 4577억원이다. 이 기간 5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기며 적자 전환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D램 가격이 상승하고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메모리향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의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DDR5 전환이 서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동률 또한 상반기 기준 52.3%에서 3분기 70%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심텍의 매출은 지난 1분기(2039억원)를 저점으로 3분기 2851억원, 4분기 3443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며, 영업이익은 2분기(-216억원)를 저점으로 3분기 64억원, 4분기 247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을 확대한 대덕전자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대덕전자의 기판사업 매출은 메모리와 비메모리 비중이 각각 58%, 42% 수준이었지만, 올 1분기 비메모리 반도체를 만들 때 탑재되는 FC-BGA(플립칩 볼그레이드어레이) 신규 라인을 추가 가동하면서 비메모리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대덕전자 관계자는 “BGA 사업이 비메모리쪽이다 보니까 메모리보다 실적 조정이나 재고 조정을 다소 늦게 받아 개선세도 조금 더 늦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메모리향 기판 매출은 DDR5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대덕전자는 2분기 실적 저점을 확인했지만,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라면서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DDR5향 기판 매출은 매분기 외형 성장을 더해가고 있으며 고부가 DDR5 기판 양산을 시작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대덕전자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4375억원으로, 전년 동기(6843억원) 대비 3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85% 감소한 159억원을 기록했다. SK증권은 올 3분기 대덕전자의 매출액을 전분기 대비 8.8% 증가한 239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85.3% 오른 104억을 예상했다.

코리아써키트도 메모리 출하량 증가 요인으로 패키지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최근 투자를 확대한 통신용 FC-BGA의 경우 해외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의 20%대 중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동률 회복에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써키트의 지난 상반기 기준 PCB 라인 가동률은 58.4%로, 전년 동기(84.2%) 대비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가동률이 크게 올라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재고 조정도 지속되고 있어 그렇게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강자 비에이치는 주요 매출처인 애플의 신형 플래그십폰 출시 효과가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에서도 플래그십폰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고함에 따라 비에이치의 기판 역시 고수익 제품들 중심으로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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