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t당 100달러대 유지···원자재 가격 부담↓
中 경제부양책에도 시장 ‘요지부동’, 실제 수출량 늘어날 때까지 지켜봐야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는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는 모습.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의 올 하반기 실적 전망을 두고 시장 및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핵심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원가부담이 줄어든 동시에 업황회복 기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입장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 완화 효과가 미미해 낙관론을 펼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의견도 많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1일 국내 철광석 유통 가격은 톤(t)당 107.6달러다. 철광석은 철강 제품의 주원료로 철강업계의 수익성에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여파로 t당 160달러까지 올라 원자재 부담이 컸던 시기와 비교하면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철광석 가격이 낮아지면 원가 비중이 줄어들어 철강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원자재 부담 감소와 함께 중국이 연이어 쏟아내는 부동산 부양 정책 등도 철강업계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의 배경이다. 건설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에 국내 철강재의 중국 수출량이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중국 금융당국은 인민은행 등 은행권과 최근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대출 만기일을 연장하는 협상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부 대출에 한해서는 상환 기간을 최대 1년 연장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건설 관련 기업의 상환 유예 기간을 늘려, 좀 더 많은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시장은 판단한다. 또한 금융 대책 외에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 등 경기 부양책 발표에 현지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철강 실물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반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완화 등에 따른 리오프닝과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현지 경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반박도 있다. 반박의 근거는 현지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6월 PMI는 49다. 3개월 연속 50을 하회하며 경기 수축 국면에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PMI는 현지 시장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수치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연초부터 부동산이나 인프라 등 관련 투자 정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지만 PMI가 50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경기위축으로 줄어든 소비 심리·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실제 제품 수출량이 늘어나기 전까지 실적개선 예측은 너무 이르다”고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조8112억원, 1조1859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영업이익은 43.4% 줄어든 수준이다. 현대제철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50.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의 좋지 않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 불황과 국내외 건설·제조업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철강업계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하향 기조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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