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발효에 배터리 소재 국산화 필수
포항·광양에 대규모 투자, 韓 양극재·음극재 생산능력 확대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배터리 소재에 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리튬 가공능력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경우 중국산의 비중이 95%에 달하는 등 국내 관련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내재화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2024년 기준 7만톤(t), 2025년 10만t의 리튬을 공급 받아 내재화율 80%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양극재 기업 중 가장 높은 내재화율로 에코프로비엠은 25%, 엘엔에프는 아직이다.
리튬 내재화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광물 요건 대응에 더욱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가공·생산된 원료로 제작된 배터리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규정한다.
올해는 이러한 원료가 배터리에 약 40% 투입돼야 하며, 매년 10% 비율이 늘어나 2027년에는 80%까지 확대 적용된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심각한 중국 의존도를 빠르게 낮추고 우리나라에서 가공된 원자재 등을 활용해야만 한다.
포스코퓨처엠은 리튬을 시작으로 전구체와 니켈 등의 내재화도 진행할 방침이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주원료다. 양극재가 되기 전의 물질로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의 원료가 섞인 화합물이다. 이 물질에 리튬이 더해지면 양극재가 된다.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며,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70% 수준이다. 포스코퓨처엠이 리튬에 이어 전구체, 니켈 등까지 내재화에 성공하면 사실상 양극재까지 국산화하는 셈이 된다.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설비 신·증설에도 많은 자금을 쏟는다. 대표적으로 포항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해 전구체와 니켈 공장을 신설한다. 전남 광양에 1조2000억원을 들여 양극재 및 리튬 공장을 짓기로 한 데 이어 계속된 대규모 투자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리튬과 전구체 등 배터리 소재 확보부터 생산까지 국내 밸류체인을 구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생산라인 신·증설에 주력하고 있다”며 “배터리가 국가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은 만큼, 소재 사업 역시 이를 지탱할 수 있도록 생산능력을 꾸준히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