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뿌리는 탈모약 ‘핀쥬베’ 영업, 휴온스와 판매···“기존 경구용 피나스테리드 시장 노려야”
JW중외제약, 연질캡슐 탈피 정제로 승부···27개 업체와 CMO 사업, 올해 정제 처방 100억원 돌파 전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해외와 국내 제약사들의 탈모 치료제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보령(구 보령제약)과 JW중외제약이 뿌리는 탈모약과 ‘두타스테리드’ 정제 제품으로 영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각각 기존 제형을 벗어난 새로운 제형으로 승부수를 던진 두 제약사가 관련 시장을 어떻게 성장시킬지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업계 화두 중 하나인 탈모 치료제 주축 성분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다. 글로벌 제약사와 몇몇 국내 제약사는 두 성분을 중심으로 한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 성분의 기존 제형과 다른 새로운 제형의 탈모 치료제가 환자들 눈길을 끌고 있는 추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탈모 환자들 역시 치료제 효과나 복용 시 편의성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 제약사들이 이를 감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례에는 보령의 뿌리는 스프레이와 JW중외제약의 두타스테리드 정제가 포함된다.  

핀쥬베 스프레이. / 사진=보령
핀쥬베 스프레이. / 사진=보령

우선 보령은 지난 3월 뿌리는 탈모 치료제 ‘핀쥬베 스프레이’를 출시, 4개월째 영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인 ‘알미랄’사가 개발한 이 제품은 성인 남성의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처방되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경구용이 아닌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한 치료제다. 

보령 관계자는 “피나스테리드 성분 치료제는 대부분 먹는 제품인데 핀쥬베는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했다”며 “뿌리는 제형이란 점도 중요하지만 탈모 두피에 직접 분무하는 국소 치료 방식을 적용, 경구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혈중 농도를 낮춰 부작용을 감소시킨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탈모 환자들이 치료제 복용에 앞서 고민하는 중요한 사유는 부작용여부로 파악된다. 

핀쥬베를 현재 처방 받아 사용하는 한 탈모 환자는 “그동안 성기능 저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탈모약을 복용하지 못했는데 이를 개선한 치료제가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사용하게 됐다”며 “뿌린 뒤 단시간에 흡수돼 끈적임이 없고 머리가 기름지지 않은 점이 일단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의 경우 뿌리는 스프레이 제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탈모약 성분 ‘미녹시딜’의 경우 스프레이 제품이 있지만 뿌린다는 개념보다는 바르는 치료제로 환자들이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업계 설명이다.  

이에 사실상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의료계와 탈모 환자들에게 제품을 알리기 위해 보령은 휴온스와 공동 판매를 진행 중이다. 보령은 종합병원 및 의원급 내과, 가정의학과, 의원이 영업 대상이다.

휴온스는 국내 유통과 의원급 피부과, 비뇨의학과 의원 등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구축했다. 핀쥬베는 최근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종합병원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핀쥬베가 노릴 시장은 일단 기존 경구용 피나스테리드 시장으로 분석되는데 지난해 기준 원외처방만 1127억원 규모”라며 “내과에 강점을 가진 보령과 피부과 및 비뇨의학과에서 강세를 보였던 휴온스가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화이자 ‘리트풀로’도 경구제이고 개발 추세도 경구제가 많기 때문에 뿌리는 스프레이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라며 “치료제 특장점을 의사와 환자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해 시장 안착에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JW중외제약의 두타스테리드 성분 제네릭 ‘제이다트정’도 기존 치료제 제형을 변경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던 품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타스테리드 성분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의 5알파 환원효소와 만나 변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은 물에 잘 녹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오리지널인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아보다트’를 비롯, 제네릭이 모두 연질캡슐로 생산됐다. 

하지만 탈모 환자들이 연질캡슐 복용 시 입안이나 식도에 캡슐이 달라붙는 경우가 발생했고 연질캡슐 피막 파열로 인한 내용물 유출도 있었다. 이에 JW중외제약이 제제기술 연구로 정제를 생산, 환자들 복용 편의성을 제고시켰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기술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특허청으로부터 두타스테리드 정제 제조기술 특허를 취득했다”라며 “사실상 국내에서 관련 시장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두타스테리드 성분 시장에서 정제 비중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두타스테리드 원외처방액 559억원 중 정제 처방액이 2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증가세가 이어져 2022년 처방액 829억원 중 91억원이 정제 처방이다. 

JW중외제약은 독자적 제제연구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국내 27개 제약사로부터 두타스테리드 정제 생산을 수탁받아 CMO(위탁생산) 사업도 진행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두타스테리드 정제 28개 품목 중 22개가 JW중외제약 CMO 제품이다. 회사는 두타스테리드 정제 글로벌 CMO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국내 두타스테리드 정제 시장은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1억원으로 집계됐던 두타스테리드 정제 처방액은 올해 1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며 “JW중외제약 외에도 2곳 제약사가 두타스테리드 정제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관련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결국 탈모 치료제 주축 성분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의 기존 제형을 탈피한 제품이 시장을 스스로 창출하며 해당 제약사가 영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아 업계 관심도 집중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연구개발은 신약만 대상이 아니고 해외 신약을 도입하거나 관련 연구로 시장성이 높은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며 “단, 기존 제품과 차별화나 환자 편의성 증가 등 뚜렷한 특장점이 있어야 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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