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사업부문, 익산 양극재 설비 매각···3대 신성장 동력 '전지·친환경·신약' 집중 투자
유럽 양극재 공장·미국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PLA) 공장 등 투자 계획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LG화학이 의료기기 부문과 익산 양극재 공장을 매각하며 투자금 마련에 분주하다. 유럽 양극재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9일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사업부(진단사업부문) 매각을 위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북 익산 양극재 설비와 부지도 매각한다. 매각 금액은 600억원대로 예상된다. 익산 공장의 생산 설비가 연산 4000톤(t) 규모에 불과해 청주공장(연산 7만t), 올해 완공되는 구미공장(연산 6만t)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마련한 자금은 신사업 투자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LG화학은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친환경과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을 꼽고 오는 2030년 매출 30조원 달성 목표를 세웠다. 3대 신성장 동력의 매출 비중은 2022년 21%에서 2030년 57%로 확대할 예정이다.
3대 신성장 동력 중에선 전지 소재에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LG화학은 2028년까지 양극재 설비와 기술개발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목표의 70%인 21억원을 전지 소재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양극재 소재 부문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LG화학은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을 고려해 폴란드, 독일, 헝가리 등 유럽 현지에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국, 중국, 미국, 유럽 등 양극재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올해 12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2028년 47만t까지 확대한다.
양극재 외에도 퓨어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등 신소재 연구개발(R&D)에도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친환경 소재와 관련해선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PLA)을 주목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ADM와 합작법인(JV)을 세워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 연산 7만5000t 규모의 PLA 공장을 건설한다.
신약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사업부를 매각한 대신 지난 1월 미국 항암 신약 개발 기업 아베오나 테라퓨틱스를 5억7100만달러(약 7000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R&D 투자도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4000억 원을 포함해 향후 5년 동안 2조 원을 R&D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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