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예고에 소비자들 소금 구매 나서
천일염 품귀현상 빚어져···수산물 구매도 소비자들 불안 고조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방사성 오염수 방류로 국내 소비자들과 유통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우리 해역까지 도달하면 국내 수산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일부 소비자들은 오염수 방류 전에 수산물, 소금을 구비해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소금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시운전에 나서면서 국내에서 일명 ‘천일염 사재기’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아직 방류되지 않았음에도 일부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은 “미리 소금을 사둬야 한다”고 소금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형마트 소금 매대가 텅 비어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대형마트 소금 매대가 텅 비어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대형마트 일부 천일염 제품은 품절된 상태. / 사진=한다원 기자
대형마트 일부 천일염 제품은 품절된 상태. / 사진=한다원 기자

기자가 전날 저녁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 등에 방문해보니 소금 매대는 거의 텅 빈 상태였다. 특히 소금 종류 중에서도 천일염 제품은 대부분 품절이었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는 “천일염 구매하려고 왔는데 이미 다 품절”이라며 “주변에서도 다 소금 많이 구매해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방금 엄마랑 통화하면서 장보고 있었는데 소금 사라고 해서 보고 있다”며 “천일염은 다 품절이라 온라인으로 주문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형마트 직원에게 기자가 “저녁시간대에 원래 소금이 품절되냐”고 묻자 직원은 “일부 물량을 온라인몰에서 가져가서 없기도 하고 요새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신안군에서는 천일염 주문이 폭주했고, 가격도 인상됐다. 신안군수협직매장은 지난 8일부터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 가격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0%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현재 신안군수협 홈페이지에서는 ‘현재 재고가 부족하여 구매할 수 없습니다’고 안내하고 있다.

신안군수협직매장에 천일염이 품절됐다. / 사진=신안군수협직매장 캡처
신안군수협직매장에 천일염이 품절됐다. / 사진=신안군수협직매장 캡처
소금 가격 추이. / 자료=한국물가동향, 표=김은실 디자이너
소금 가격 추이. / 자료=한국물가협회,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커머스에서도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G마켓은 이달 6일부터 12일까지 소금 매출이 3배 가까이 늘었고, SSG닷컴은 같은 기간 천일염을 중심으로 소금 제품 매출이 6배나 증가했다. 또 11번가도 이 기간 천일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배나 뛰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자들이 소금 사재기를 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소금뿐 아니라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일본 오염수 방류되면 아예 수산물은 먹지 않겠다”, “김은 많이 구매해두려고 한다”, “냉동 가능한 수산물은 미리 구매해 냉동실에 두려고 한다” 등 의견을 내놓았다.

상황이 이러하자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대비책 마련에 한창이다. 앞서 2011년 후쿠시마 제1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정부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이로써 대형마트들은 후쿠시마 수산물을 원천적으로 수입하지 않고 있고, 수산물 검사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2011년 이후로 일본 수산물 제품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수산물 방사능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올 1월 자체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상품 입점 전에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기기로 검사를 진행하고, 이후 다음날 이마트 상품안전센터에서 방사능 정밀 기기로 방사능 검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유통이력 신고 대상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관리 제도로 별도 관리하고 있다. 또 홈플러스는 올 하반기부터 보유한 물류센터에서 자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일본 수산물은 취급하지 않고, 앞으로 정부 지침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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