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63조7500억원·영업이익 6400억원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파운드리도 실적 감소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3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580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반도체 매출은 전년 동기(26조8700억원) 대비 48.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기준 반도체 부문 적자는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63조7500억원, 영업이익 6400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95.5%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우려에 소비심리가 위축돼 매출이 줄고,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급락으로 수익성도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거래선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 증가가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D램은 수요 부진이 나타났지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 성장률)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시스템LSI는 시스템온칩(SoC)과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센서 등 주요 제품 소비 위축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그간 성장세를 유지한 파운드리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주문 감소로 실적이 하락했다.
완제품 사업부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1분기 매출 46조2200억원, 영업이익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부진에도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2’ 판매 호조에 힙입어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도 회복됐다.
모바일경험(MX)과 네트워크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9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갤럭시S23 효과와 함께 프로세스 운영 효율화로 A시리즈 및 태블릿 제품의 실적도 높아졌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생활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3% 줄었다. 다만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 분기(600억원 적자)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디스플레이 1분기 매출은 6조6100억원, 영업이익 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했다. 중소형 패널은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하락했지만, 플래그십 제품 판매 호조로 시장 주도권은 유지했단 분석이다. 대형 패널은 고부가가치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제품 출시로 적자 폭이 완화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수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DS부문은 하이엔드 제품 수요 대응, DX부문은 스마트폰과 TV 신모델 판매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지키겠단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점진적인 업황 회복을 점쳤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완제품 모두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수주를 확대하고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는 첨단공정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D램의 경우 DDR5와 LPDDR5 등 첨단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낸드는 셀당 4비트를 저장하는 모바일 쿼드레벨셀(QLC) 시장 창출과 7세대 및 8세대 제품 비중 확대에 나선다. 파운드리는 차세대 공정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기반으로 3나노미터(nm) 2세대 기술을 안정적으로 개발하고, 2나노 제품 연구에도 박차를 가한다.
MX사업부는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를 확대하고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여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VD사업부는 ‘네오 QLED’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을 늘려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는 한편 98인치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시설 투자에 10조7000억원을 집행했다. DS부문 9조8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3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는 평택 3기 마감과 4기 인프라 투자 등이 진행됐고, 파운드리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과 평택캠퍼스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