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장수 세단 모델 쏘나타 신형 및 최신 대형 전기 SUV EV9 공개
로보틱스, 자율주행 관련 신기술도 선보여···미래모빌리티 선두주자로
장재훈 현대차 사장, 쏘나타 단종설에 “전동화 큰 흐름에서 판단할 것”
송호성 기아 사장 “중국 전기차 시장 진출 속도···EV5 국내도 출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역사가 한 자리에 모였다. 현대차그룹은 최장수 세단 모델인 쏘나타 신형과 함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 미래 수소차, 자율주행 관련 기술 등 과거부터 현재, 미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차 및 기술을 소개했다.
30일 현대차그룹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해 향후 출시를 앞둔 신차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 차급에서 완전변경 및 부분변경을 통한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모빌리티쇼에서는 곧 출시를 앞둔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EV9을 중심으로 신차를 공개했다.
또한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전기차 롤링랩(움직이는 연구소) ‘RN22e’,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비전 74’를 선보인다. 제네시스는 엑스 콘셉트 시리즈의 세번째 모델이자 브랜드 최초 컨버터블 콘셉트인 ‘엑스 컨버터블’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 현대차, 쏘나타 디 엣지 최초 공개
현대차는 8세대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디 엣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쏘나타 디 엣지는 앞서 그랜저에서 선보인 ‘일자형 램프’를 전면부에 적용했으며 스포츠 세단 느낌을 강조한 날렵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측면부는 낮게 시작하는 프런트 엔드와 긴 후드가 패스트백을 연상시키는 매끈한 루프라인으로 이어져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실내는 현대차 최초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화면이 하나로 쭉 이어져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차량을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을 기본 탑재했으며 각종 첨단주행보조기능도 넣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등을 탑재해 안전성을 높였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2.5 터보, 가솔린 1.6 터보, 가솔린 2.0, 가솔린 2.0 하이브리드, LPG 2.0 등 총 5개의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한다. N라인은 기존 2.5 터보와 함께 1.6 터보와 2.0이 추가된다.
쏘나타는 1985년 이후 38년간 이어져온 국내 최장수 세단 모델로, 오랜 기간 국민차로 사랑 받으며 현대차 내수 판매를 견인했다. 다만 최근 판매량이 예전보다 부진하면서, 일각에선 단종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현대차가 전기차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쏘나타라는 이름이 사라지고 다른 차명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랜기간 사랑을 받아온 차량이지만, 반대로 ‘고전적이다, 낡았다’라는 평가도 있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새로운 차명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이다.
관련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쏘나타가 8세대까지 오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쏘나타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해) 전동화의 큰 흐름에서 판단을 해야할 것 같다. 계속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현대차는 쏘나타 외에도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배송 로봇 등을 공개하며 로보틱스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은 기존 충전기보다 무거운 초고속 충전기를 사람 대신 들어 차량 충전구에 연결해주고 충전이 완료되면 충전기를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이를 통해 향후 전기차 충전에 대한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 충전 로봇은 3~4년 후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배송 로봇은 4개의 플러그 앤 드라이브(PnD) 모듈을 장착해 모든 방향으로 이동이 자유롭고,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 기반의 자율이동기술과 함께 최적의 경로를 산출해 배송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장재훈 사장은 “미래 관점에서 봤을때 얼마만큼 고객에게 편의, 자유, 그리고 경제성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단순히 탈 것 뿐만 아니라 연결성을 더 가져야 하며, 관련해 도심 항공이나 로보틱스를 활용하는 부분까지 연결성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기아, EV9 실차 공개···올 2분기 사전계약
같은날 기아는 전기차 EV9을 선보였다. EV9은 현대차그룹 최초 대형 전기 SUV로 올해 기아 실적을 책임질 핵심 모델이다.
기아는 전기차를 EV 시리즈로 출시할 예정인데, 이 중 ‘9’을 붙인 것은 전기차 라인업 중 최상위인 플래그십의 위치와 역할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V9 전면부는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스타맵 LED 주간주행등’ 등 깔끔한 차체 면과 다양한 조명으로 미래 지향적 느낌을 구현했다.
측면부는 정통 SUV를 지향하는 차체 비율로 대형 SUV의 웅장함을 전달하고, 직선으로 구현한 다각형과 부드러운 볼륨감이 느껴지는 차체 면과의 대비를 통해 단단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담아냈다.
후면부는 ‘스타맵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넓은 차폭을 강조하는 동시에 전면부와 통일감을 준다.
실내는 E-GMP 장점인 넓은 공간성을 최대한 활용했으며, 2열과 3열을 접을 수 있어 차박에 용이하다.
또한 기아 최초로 시동 버튼이 통합된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적용해 직관적이고 간결한 조작을 돕는다.
EV9 GT라인에는 레벨 3 자율주행인 ‘고속도로 자율주행(HDP)’이 적용되며 OTA, 커넥트 스토어 등 현대차그룹 첨단 신기술이 대거 적용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레벨 3 자율주행은 현재 준비 중이며, 핸즈 오프(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주행)가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이 중요하다”라며 “다양한 도로·기후 조건 등 모든 환경에서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현재 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EV9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500㎞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올 2분기 사전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EV9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7000만원~9000만원대에 나올 전망이다.
송호성 사장은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진 못하겠지만, 최대한 많은 트림이 50%는 받을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아는 중국 시장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사장은 “중국은 이제 전기차를 통해 공략할 것이다. 그동안 전기차가 없어서 힘들었는데 이제 전기차가 출시되니 올해부터 제대로 해 볼 것”이라며 “EV5 이후에도 계속해서 전기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는데 우리 딜러들도 전기차를 기다리고 있었고, 전기차 출시 소식에 고무된 상태”라고 말했다.
기아는 최근 준중형 전기 SUV 컨셉트카 ‘EV5’를 중국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양산 모델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V5는 향후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 미래차 시장 선점 잰걸음
현대차그룹은 이날 모터쇼에서 신차 뿐 아니라 향후 미래차 및 신기술도 선보였다.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자율주행 기술에 속도를 내며 미래모빌리티 시장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RN22e’는 N브랜드의 첫번째 E-GMP 기반 고성능 차량으로 선행기술을 시험하고 검증한다. 160kW 전륜모터와 270kW 후륜모터를 장착해 운전자가 원하는 구동력을 설정할 수 있고 드리프트까지 가능하다. 또한 N브랜드 전동화 방향 중, 레이스 트랙 주행의 중요한 부분인 내구성 향상을 위해 냉각과 제동에 집중한다.
또다른 롤링랩 ‘N 비전 74’는 수소 고성능 콘셉트를 구현하고, 포니쿠페 콘셉트 정신을 계승한 수소 하이브리드 고성능 차량이 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기반 GT(그란투리스모) 콘셉트카 엑스 시리즈를 공개했다. 엑스는 제네시스를 상징하는 핵심 디자인 요소인 ‘두 줄’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 내외장 곳곳을 비롯해 전기 충전구에 적용한 두 줄 디자인을 통해 향후 출시될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의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준다.
현대모비스는 역대 가장 넓은 면적의 전시 공간(720㎡, 약 218평)을 꾸려 미래모빌리티 기술을 소개하며,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엠비전 TO’와 ‘엠비전 HI’를 국내 첫 공개했다.
엠비전 TO는 전동화 기반 자율주행 콘셉트카로, e-코너 시스템과 자율주행 센서,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등의 신기술이 융합됐다.
좌우 바퀴가 90도로 회전하는 크랩 주행과 제자리 360도 회전 등을 통해 색다른 이동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엠비전 HI는 레저와 휴식 목적으로 개발됐다.
차량 내부에는 자유롭게 위치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의자와 시선 인식 기술이 탑재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실내에서 조형 및 디스플레이를 통해 증강현실(AR) 체험이 가능하며, 적응형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해 사용차 위치에 맞춰 능동적으로 음향 출력 방향을 전환한다.
또한 시선을 돌리고 손을 움직이는 동작만으로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 등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