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위해 고강도 비용 축소 활동 돌입
“올해 실적 상저하고···2Q부터 적자 폭 감소”

LG디스플레이 지난해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LG디스플레이,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패널 수요 급감으로 지난해 2조8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비용 축소와 TV용 액정표시장치(LCD) 출구전략 가속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통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1분기 대형 패널 생산 조정으로 1조원 이상 비용을 줄이고 올해 설비투자 규모도 전년보다 40% 이상 줄일 예정이다. 게이밍 모니터와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운드 솔루션 등 신시장 공략은 강화한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컨퍼런스 콜을 통해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출하 면적과 판가는 786만제곱미터(㎡)와 708달러(약 87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12.2% 감소하면서 87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2분기(4883억원), 3분기(7593억원)보다 확대됐다.

LG디스플레이 경기 파주사업장. (사진=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사진=연합뉴스

◇1분기도 매출 감소···하반기 패널 수요 회복 전망

회사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재고 조정 여파로 1분기 물량과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널 수요 부진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설비투자를 3조원대 수준으로 집행해 전년(5조2000억원) 대비 42% 축소한다. 투자는 생산 설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상 투자와 수요가 확정된 수주용 프로젝트만 진행할 예정이다. 1분기 비용은 1조원 이상 줄여 업황 악화에 대응한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국내 7세대 LCD 공장 가동 중단이나 중국 8세대의 단계적인 생산 축소와 함께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도 같이 줄일 예정이다. 1분기 운전자본 관리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1조원 정도를 절감하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에도 고강도 생산 조정을 단행해 전 분기 대비 1조6000억원의 재고를 축소했다. 상반기 시황에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는 패널 구매 수요가 회복하고 스마트폰 신규 라인 가동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김 CFO는 “올해 실적은 상저하고”라며 “대규모 비용을 축소하는 과정을 통해 2분기부터는 매출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적자 폭은 감소되는 상황을 예상한다. 하반기부터는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2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선보인 투명 OLED 제품. /사진=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2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선보인 투명 OLED 제품. /사진=이호길 기자

◇올해 대형 OLED 출하량 전년 수준···게이밍 모니터 올해부터 본격 양산

대형 OLED 점유율은 지난해 고가 TV 기준 20% 후반이었지만, 올해는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단 계획이다. 출하 규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하지만, 수요 회복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유동적이란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대형 OLED 출하량은 700만개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원재 LG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 담당은 “유통과 세트 고객의 재고 건전화를 목표로 실수요와 연동한 탄력적이고 적극적인 생산 조정과 고정비 절감 활동을 강도 높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원가 혁신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OLED의 본질적 차별화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창출형 사업은 게이밍 모니터, 투명 OLED, 사운드 솔루션 등 3가지 제품에 집중한다. 회사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최고전략책임자(CSO) 전무는 “게이밍 모니터는 현재 8~9개 고객과 협의 중에 있으며 올해부터 본격 양산을 예상한다”며 “투명은 리테일이나 건축 중심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업체들을 공략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운드 솔루션은 공간 차지가 필요한 스피커와 달리 공간 제약이 있는 곳에 필름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며 “자동차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며 OLED와 함께 공급하거나 공간 제약이 많아서 스피커 설치가 어려운 자동차 내부를 공략해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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