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가격, 10여일 만에 15.1%↓···코발트도 5.7%↓
中 LFP보다 뛰어난 韓 배터리···“가격·성능 경쟁력으로 시장 우위 기대”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새해 들어 니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내심 미소짓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은 니켈 함량이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니켈 값이 떨어지면 원가부담이 줄어 이익이 높아지는 구조다.
니켈은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의 성능을 결정하는 주원료다. 니켈이 많이 투입될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국내 3사는 니켈 비중이 90%가 넘는 하이니켈 양극재가 활용된 배터리를 생산해 완성차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글로벌 리튬의 이달 12일 기준 가격은 톤당 2만6475달러다. 이달 초 3만1200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10여일 만에 15.1% 하락했다. NCM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 중 가장 ‘고가’에 속하는 코발트 가격도 내림세다. 같은 기간 톤당 5만1500달러에서 4만8570달러로 5.7% 내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니켈과 코발트 가격 하락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가 다시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현지 가전 및 스마트폰 생산라인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해당 광물에 대한 수요가 줄어 값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니켈 등의 가격의 내림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옥지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개선과 글로벌 경제의 안정화는 짧은 시간에 이뤄지기 힘들다”며 “국가경제 둔화가 계속되면서 니켈 값은 지난해 초반 수준인 2만200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업계와 달리 중국의 주력 제품은 LFP(리튬·철·인산) 배터리다. 리튬은 니켈·코발트와 마찬가지로 하락세가 감지되지만 철과 인산의 가격은 오르면서 우리 업체와 달리 원자재 부담이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NCM 배터리가 중국의 LFP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포드 등의 완성차 기업이 LFP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에 채택한 이유는 NCM 대비 제조원가가 저렴해서다.
하지만 니켈과 코발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내려가는 반면 철·인산 값은 오르게 되면, 완성차 기업에 LFP 배터리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전기차 생산 단가의 30~40%가 배터리인 만큼, 비슷한 가격이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성능 및 안정성이 뛰어난 LFP 배터리를 선택할 것이란 얘기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NCM 제품과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완성차 기업이 사용해왔다”며 “그러나 광물 가격의 변동성이 국내 배터리 3사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줄어든 원가부담과 뛰어난 성능으로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