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1월 기아 내수 판매 49만532대···현대차와 8000대 차이
기아 쏘렌토·카니발 등 완전변경 모델 성장세 계속···현대차 싼타페 부진 뼈아파
BMW, 벤츠 제치고 수입차 1위 탈환···X시리즈 점유율 40% 넘겨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자료=각 사 및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제공(현대차는 제네시스 제외),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만년 2위인 기아와 BMW코리아가 각각 국산차와 수입차 시장에서 1위 자리 쟁탈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올해 1~11월 내수 판매량은 49만532대로, 현대차(49만8657대, 제네시스 제외) 뒤를 약 8000대 차이로 바짝 쫓고 있다. 지난달 기아 판매량이 5만2200대로, 현대차(4만9311대)를 앞지른 상황에서 12월 판매에 따라 기아가 현대차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2015년 이후 변동이 없던 수입차 브랜드 선두 자리도 다툼이 치열하다. BMW코리아는 올 1~11월 7만1713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7만1525대를 각각 판매하며, 약 200대 차이로 BMW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기아와 BMW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영향이 크다. 최근 수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SUV 강세가 이어지면서 세단 점유율을 앞질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승용차 판매(68만9077대) 중 SUV 판매량은 35만7335대다. 점유율이 51.8%에 달한다.

갈수록 큰 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다, 패밀리카로 SUV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SUV 판매량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SUV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기아와 BMW가 수혜를 받고 있다.

올해 1~11월 SUV를 포함한 기아 레저용 차량(RV)의 내수 판매는 26만3480대로, 전년대비 10.9% 성장했다. 전체 내수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차 RV 판매량은 19만6059대로 기아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기아는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셀토스 등을 앞세워 현대차 SUV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쏘렌토는 올해 내수 시장에서만 6만1509대를 판매하며, 현대차 그랜저(5만8113대)를 제치고 승용 모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 RV 차량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쏘렌토 경쟁모델이자 한 때 국민 SUV로 불렸던 현대차 싼타페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신형을 내놓았지만, 쏘렌토에 밀려 판매량이 급감했다. 올해 1~11월 싼타페 판매량은 2만4894대로, 쏘렌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팰리세이드(4만5393대)와 캐스퍼(4만4493대)가 나름 선방하고 있으나 소형~준중형 SUV 부문에선 기아에게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기아 SUV가 선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디자인 차이를 꼽는다.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어 차량 성능에선 큰 차이가 없으나, 쏘렌토와 카니발의 경우 지난 2020년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으며 외관 디자인을 크게 바꾼 점이 흥행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쏘렌토는 차량 인상을 결정짓는 전면부 그릴에서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 디자인을 세련되게 바꾸고, 카니발도 기존 둔탁한 미니밴 이미지에서 벗어나 날렵하고 세련된 SUV 이미지를 강조했던 것이 호평을 받으며 흥행까지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뉴 X7. / 사진=BMW
뉴 X7. / 사진=BMW

BMW의 흥행 요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벤츠의 경우 E클래스와 S클래스를 중심으로 세단 시장에 집중한 반면, BMW는 3, 5시리즈 뿐 아니라 SUV인 X시리즈에도 힘을 실었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BMW 주력 SUV 판매량을 살펴보면 X5 5270대, X3 4583대, X7 3911대, X6 3676대, X4 3627대, X1 2270대, iX3 1226대 등을 기록하며 총 2만4563대를 판매하며 BMW 전체 판매(5만7756대)의 42%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벤츠 주요 SUV 판매량은 GLE 4771대, GLC 3634대, GLB 2198대, GLS 1570대 등 1만2173대에 그치며, 전체 판매(5만6110대)의 21.6% 수준에 그쳤다. 반면 주력 세단 모델인 E클래스와 S클래스 판매는 각각 2만362대, 9629대로 전체 판매량의 53%에 달한다.

BMW는 앞으로도 주력 모델인 5시리즈는 물론, SUV 라인업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BMW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X7’을 공식 출시했으며, 내년에는 M브랜드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인 ‘뉴 XM’과 ‘X1 풀체인지’ 및 전기차 ‘iX1’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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