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조직 안정에 무게 둔 인사 단행
이영희, 갤럭시 시리즈 마케팅 실적 인정 받아 여성 중 첫 사장 승진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후 첫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지난해 ‘투톱 대표’로 임명된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 체제의 유지와 미래준비 및 성과주의에 따른 7명의 사장 승진자가 배출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5일 사장 승진 7명, 위촉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을 중심으로 한 투톱 체제는 그대로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 커지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와 가전, 모바일사업 등 3개 부문 대표를 동시 교체하는 큰 인사가 실시된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장 교체라는 모험보다는 조직안정을 위해 ‘유임’ 카드를 택한 것이다.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한 승진인사도 발표됐다. 삼성전자는 네트워크 사업 성장에 기여한 부사장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부장으로 보임했다. 또 반도체 사업개발과 제조역량 강화에 기여한 인물도 사장으로 임명해 핵심 사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에 따라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전략마케팅팀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는다. 남석우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신임 사장은 반도체 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해 초격차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송재혁 DS부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은 기술 리더십은 물론 메모리 사업의 글로벌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의 개발 및 제조 역량 강화에 기여한 인물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핵심 사업 강화 의지를 확고히 했다”고 전했다.
신임 사장단 7명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이다. 그는 이번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오너 일가가 아닌 인물 중 처음으로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영희 신임 사장은 이번 인사로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맡는다.
회사 측은 역량과 성과가 뚜렷한 이영희 사장을 승진시켜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영희 사장은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다.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갤럭시 시리즈의 마케팅에 참여해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서 고객 중심의 마케팅 혁신 등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내외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실의 수장들도 승진했다. 백수현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과 박승희 삼성물산 건설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 등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승희 신임 사장은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CR담당을 맡을 예정이다.
업무 변경자는 둘이다.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던 전경훈 사장은 DX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삼성리서치장으로 업무가 바뀐다. DX부문 삼성리서치장이던 승현준 사장은 DX부문 삼성리서치 글로벌R&D협력담당으로 자리를 옮긴다.